'900억 써야할 판'…'1120만' LG유플 가입자 술렁이는 까닭

1 week ago 10

LG유플러스가 다음달 13일부터 가입자 약 110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유심(USIM)을 무상 교체해주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외부 기관 등과 조사한 결과 가입자식별번호(IMSI)에서 개인 전화번호 일부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LG유플러스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가입자 보안 체계 강화안을 발표했다. IMSI는 통신망에서 가입자를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아이디’로 전화번호 같은 개인정보가 반영됐을 경우 노출 시 가입자가 특정될 수 있고, 휴대폰고유식별번호(IMEI) 등과 함께 유출되면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IMSI를 난수화해 부여한 KT, SK텔레콤과 달리 LG유플러스는 전화번호 조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LG유플, 1120만명 유심 교체땐 900억 들 듯
고객 전화번호로 IMSI 발급 허점…특정인 위치 추적 악용될 가능성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전화번호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유심(USIM)을 쓰고 있는 건 국내 통신망 구축 과정과 관련이 있다. 유심은 3세대(3G) 이동통신부터 휴대폰에서 분리돼 따로 장착됐다. SK텔레콤과 KT는 2G→3G→LTE로 단계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심 보안을 정비할 수 있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G→LTE’로 바로 건너뛰어 전화번호 중심의 기계식 유심 체제를 유지했다.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가입자 식별번호(IMSI)에 전화번호가 노출될 우려를 안게 된 이유다.

LG유플러스 가입자의 스마트폰이 당장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전화번호 방식의 IMSI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악용될 경우 위치나 동선 추적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인증키 등이 함께 유출되면 복제폰 등 해킹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SK텔레콤 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자체 조사를 벌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도 지난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제 표준에 맞춰 안전하게 운영해왔지만 미진한 점이 있어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해킹이나 정보 유출 등에 따라 유심을 교체한다고 발표한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보안 강화를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가입자가 원하면 유심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기로 했다. 대상은 1120만 명에 달하는 전체 가입자다.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를 합치면 대상은 더 많아진다. LG유플러스 망은 알뜰폰 사업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다.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1120만 명이 유심을 교체할 경우 산술적으로 800억~900억원의 비용이 든다.

여기에 수백만 명의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긴 대기 시간과 혼잡 등 고객 불편이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교체 기한을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유심을 교체하지 않은 가입자에겐 11월까지 유심 교체 없이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IMSI를 난수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원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적용 과정에서 가입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박한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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