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중심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이 5G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5G 스마트폰 수요가 늘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에서 보급형 모델을 앞세워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중 5G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55%를 기록, 4G를 처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현지 사용자들은 4G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지만 도시·산업단지 등에서 거주하거나 출·퇴근하는 젊은 사용자들이 5G를 선호하는 추세다.
현지 통신사인 비엣텔은 지난달 초 자사 5G 가입자가 550만명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베트남에서 처음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 통계에 따르면 현지 주요 도시인 하노이·호찌민시 5G 가입자가 40%를 넘는다. 다낭·빈즈엉·껀터 지역도 5G 가입자 수 기준으로 상위 5곳에 포함됐다.
비엣텔은 자사 전체 가입자 가운데 21%만 5G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향후 5G 스마트폰 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여력이 있다는 얘기도 된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안에 모든 성·도시, 첨단기술단지, 연구개발·혁신센터, 산업단지, 기차역, 항구, 공항 등에서 5G 모바일 서비스를 100% 제공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성장세가 가파른 점도 5G 스마트폰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릴 요인으로 지목된다. 비엣텔 5G 가입자가 300만명을 돌파한 시기는 지난해 10월31일. 5G를 상용화한 지 불과 보름 만이었다. 비엣텔이 2017년 4G를 상용화했을 땐 한 달이 지나서야 가입자 300만명을 넘어섰는데 훨씬 추세가 빠르다.
2G 종료 이후 스마트폰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제조사들 입장에선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G가 종료되자 베트남 주요 스마트폰 소매업체들의 일부 매장에서 판매량이 전달보다 30~40% 증가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선 최근 출시된 주요 제조사들의 신작 스마트폰들을 주목하고 있다.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A56·36을 비롯해 오포의 '파인드 N5', 'A5 프로', 샤오미15 시리즈, 아이폰16e 등을 "디자인과 기술에서 눈에 띄는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현지 시장에서 우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두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으로 점유율 22%를 기록,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린 중국 업체 오포가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이에 삼성전자는 갤럭시A56·A36·A26 5G 전용 모바일 AI '어썸 인텔리전스'를 통해 현지 AI폰 대중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 새로운 갤럭시A 시리즈는 이달 말부터 전 세계에서 순차 출시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베트남) 2G 종료로 인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사용자들이 유입됐다"며 "5G 상용화는 디지털 경제를 활성화하고 제조사의 더 많은 5G 스마트폰 출시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