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재밌게, 더 짜릿하게 단장한 한국 프로야구가 돌아온다. 오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롯데전 등 다섯 개의 개막전을 필두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이 대장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1000만 관중(총 1088만7705명)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KBO리그는 달라진 규칙, 새롭게 구성된 각 팀의 진용으로 올해 다시 한번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더 빨라진 야구…150분 경기 가능할까
8일부터 열리고 있는 시범경기부터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는 평일 오후 1시에 시작한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팬이 몰렸다. 전국구 인기 팀인 KIA와 잠실을 홈구장으로 둔 두산의 매치를 보려는 관중 1만5000명이 현장을 찾으며 시범경기답지 않은 열기를 뿜어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달라진 규정으로 한층 더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시범 도입된 ‘피치클록’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피치클록은 투구와 타격 준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
KBO는 올해부터 피치클록 위반 시 본격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한다. 타석 사이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20초, 주자가 있을 때는 25초로 규정했다. 타석당 타자가 타임을 요청할 수 있는 횟수는 최대 2회다. 이를 위반하면 타자는 스트라이크, 투수는 볼의 제재를 받는다. 정규시즌 연장전은 기존 12회에서 11회로 축소해 운영한다.
KBO에 따르면 지난해 피치클록 시범운영 결과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3분으로 전년(3시간 16분)에 비해 소폭 줄었다. 볼카운트가 본격 도입된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평균 경기시간이 2시간51분으로 줄어들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은 스트라이크존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에는 타자의 키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를 적용했는데, 올해는 상단 55.75%, 하단 27.04%로 조정했다. 존의 크기는 유지하면서 위치를 낮춰 낮은 코스 공략에 일가견 있는 투수와 어퍼스윙을 하는 타자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리는 KIA, 저지하는 LG·KT
이적생과 신인,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등 새 피의 활약도 관전포인트다. 한화는 투수 엄상백과 내야수 심우준 영입에 128억원을 투자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심우준은 공수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으로 이적한 투수 최원태, 트레이드로 이적한 KIA 투수 조상우와 두산 외야수 김민석도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할지가 관심사다.
새 외국인 선수들은 KBO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메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IA가 소크라테스를 내보내고 영입한 타자 패트릭 위즈덤, 3년 만에 복귀한 키움 야시엘 푸이그 등은 시범경기 때부터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LG는 외국인투수 요니 치리노스를 영입했는데,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 원투펀치에 30승을 기대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보였다.
‘디펜딩 챔피언’ KIA와 왕좌를 노리는 도전자들의 구도는 올 시즌 흥행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 제임스 네일과 ‘대투수’ 양현종이 포진한 KIA 선발진은 역대급으로 평가받는다. 타선은 지난해 MVP 김도영을 비롯해 나성범, 최형우 등이 탄탄하게 받치고 있다.
2023시즌 우승팀 LG와 지난해 가을야구의 주인공이었던 KT는 KIA의 기세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지난해 8위에 그쳤던 한화가 4강의 한자리를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복귀 첫해 다소 기복을 겪은 에이스 류현진이 이름값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 보강된 전력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