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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34 국제축구연맹(FIFA) 사우디아라비아 월드컵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 12일 사우디 동부 코바르의 아람코 스타디움 건설 현장에서 30대 중반의 파키스탄 출신 무함마드 아르샤드가 추락사했다고 전했다.
이는 2034 사우디 월드컵과 관련된 공사 현장에서 이주 노동자가 사망한 첫 번째 사례다.
아람코 스타디움 건설에 참여 중인 자회사를 둔 벨기에 건설사 베식스 측이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베식스가 밝힌 경위에 따르면 노동자 3명이 고층에서 작업하던 중 발판이 기울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추락 방지 장치가 작동한 2명은 생존했으나 한 명이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에 사망했다고 베식스는 밝혔다.
아르샤드의 시신은 지난 18일 파키스탄으로 운구돼 고향 땅에 묻혔다.
아르샤드의 아버지는 가디언에 아르샤드가 세 아들을 두고 떠났다며 "아르샤드의 수입은 가정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었다. 이제 우리가 생활비와 교육비를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베식스는 "당국이 전면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비극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전적으로 협조 중"이라며 사우디 현행법에 따라 아르샤드의 유족에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가디언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실관계, 사건 순서, 근본 원인을 확인하는 등 이를 신고·관리하는 부분에서 업계 최고의 모범을 좇고 있다"고 밝혔다.
FIFA는 입장을 달리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FIFA는 지난해 12월 11일 211개 회원국이 화상회의로 참가한 임시 총회에서 사우디를 2034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확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4 월드컵을 5개 도시의 15개 축구장에서 치르기로 했는데, 이 중 11개를 새로 짓는다. 4만7천여명을 수용하는 아람코 스타디움도 이 중 하나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출신 이주 노동자 수천이 2교대 근무 체계로 아람코 스타디움 건설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혹사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개최국 카타르는 월드컵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건설을 비롯한 각종 사업 과정에서 가혹한 노동 조건에 처한 외국인 노동자 수천명이 사망·부상해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했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22일 14시2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