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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1년 5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우승한 김효주가 경기 도중 볼에 내려앉은 무당벌레 덕분에 조급함을 가라앉히고 연장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 최종일에 릴리아 부(미국)와 연장전에서 꺾은 김효주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연장전을 치른) 18번 홀 페어웨이에서 볼에 무당벌레가 내려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무당벌레가 날아가길 기다린 뒤 두 번째 샷을 쳤고 볼은 홀 1.5m 옆에 안착했다.
먼저 두 번째 샷을 친 부의 공은 홀에서 3m 거리에 떨어졌다.
부의 버디 퍼트가 비껴간 뒤 김효주의 버디 퍼트는 정확하게 홀 가운데로 떨어졌다.
김효주는 "서둘러 치려고 하다가 무당벌레가 날아가길 기다린 게 내게는 좋은 징조였다"면서 "행운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2023년 10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이후 1년이 넘도록 끊겼던 우승 소식을 다시 전한 김효주는 "우승이 너무 오래 나오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좀 받고 있었는데, 겨울 동안 운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우승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털어놨다.
특히 김효주는 "주변에서 나이 든다는 말을 가끔 하는데 이번 우승으로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잘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 회복을 가장 큰 수확으로 꼽았다.
김효주는 신인 시절 첫 우승을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인연도 되살렸다.
김효주는 LPGA투어 첫 우승은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이지만 당시는 LPGA투어 회원이 아니었다.
"처음 우승한 곳이 애리조나라서 도착하자마자 첫 느낌이 좋았다"는 김효주는 "이게 다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놀랍고 애리조나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서 10위 이내에 드는 게 애초 목표였고 5위 이내에 든다면 대만족이라고 생각했다는 김효주는 "연장전을 대비해 계속 스트레칭하면서 기다렸다. 오랜만에 우승 기회가 긴장될 줄 알았는데 정작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연장전을 치렀을 때 느낌을 설명했다.
그는 또 "연장전이 아니라 그냥 경기가 이어지는 느낌"이었다며 거듭 압박감을 받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우승해서 정말 기쁘지만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경기가 있다"면서 "다음 주에는 완전히 다른 코스, 완전히 다른 경기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즐기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효주는 매니지먼트사 지애드스포츠를 통해 보낸 우승 소감에서 "아직도 내가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 너무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겨울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샷감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만큼 자신감도 있었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도 집중을 유지하려고 했고, 그 결과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kh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31일 13시06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