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 역대 최연소 우승…새 시즌은 신생팀 하림에서 팀리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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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0살짜리 선수가 '신예'로 대접받는 프로당구 무대에서 지난 시즌 17세의 나이로 숱한 강적을 제치고 개인 투어 우승을 차지했던 김영원(하림)에게 '당구천재'라는 찬사가 쏟아진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천재를 만든 건 쉬는 날도 없이 훈련하는 끈기와, 당구에만 전념하고자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한 결단력이었다.
김영원은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PBA 팀리그 드래프트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에 잘하긴 했지만, 운도 많이 따랐다. 대체 선수로 들어간 팀리그에서 진 기억도 있다. 다가오는 시즌에는 더욱 단단해지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프로당구 팀리그는 이번에 새롭게 창단한 하림을 합쳐 10개 구단 체제로 운영된다.
김영원은 신생팀 우선 지명권을 얻은 하림의 선택을 받아 팀 주축 선수로 활약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김영원은 부상자 발생으로 인한 팀리그 대체 선수로 웰컴저축은행에서 잠시 뛰었지만, 완전하게 한 팀에 속해 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 투어는 혼자서만 잘해도 되지만, 복식 등 다양한 경기가 있는 팀리그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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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원은 "팀리그에서 아픈 기억이 있다. 부담이 커지면서, 팀이 계속 진다는 걸 느끼니까 부족한 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것에 맞게 책임감도 크게 느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좋은 팀에 들어가서 기쁘다. 세계적인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게 돼 기분도 좋다. 작년에 짧게 경험한 팀리그를 발판 삼아 이번에는 하림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시즌 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상금 1억원의 주인공이 됐던 김영원은 아버지에게 모든 상금을 맡겼다.
아버지는 그 상금으로 연습실을 마련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 새 연습실에 깔린 당구대만 4개라 동시에 여러 명과 훈련할 수 있다.
김영원은 "아버지가 어린 친구들과 연습할 수 있도록 연습실을 해주셨다. 상금은 거기에 많이 썼다"면서 "여행도 많이 다녔고, 상금 덕분에 즐겁게 지냈다. 올해는 팀리그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며 웃었다.
17세면 한창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은 나이다.
하지만 그에게 '쉬는 날 무엇을 하나'라고 묻자 "죄송하지만, 저는 쉬는 날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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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원은 "항상 연습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 한창때는 하루에 당구만 10시간 연습했다. 지금은 외적인 것까지 같이 준비하다 보니까 하루에 당구는 5∼6시간 치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 그는 당구 외에도 체력 운동과 영어 공부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7세트에 가면 페이스가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돌아본 김영원은 "운동으로 체력을 다질 필요를 느꼈다. 달리기부터 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팀리그에서 해외 선수와 지내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영어도 조금씩 공부하는 중"이라고 했다.
김영원은 학업 대신 당구에 몰두했다.
그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고,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당구 선수로 성공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고, 학교에 다니면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은 다 똑같을 수 없으니까 (저와 같이 선택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뭐라고 말은 못 해주겠다. 다만 그 당시 저는 '내가 좋아한다면 학교를 포기해서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4일 17시0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