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트라이아웃 참가로 업무 시작…드래프트 때 선수 지명 예정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VNL 우승…블랑·파에스 감독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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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에게는 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승리욕이라면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승리욕은 훈련에서 나오는 만큼 훈련을 통해 팀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지휘봉을 잡은 브라질 남자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명장(名將) 헤난 달 조토(65) 감독이 6일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헤난 감독은 2024-2025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10일 대한항공의 사령탑에 올랐으나 입국하지 않았고, 이날 개막한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헤난 감독은 브라질 배구 역사의 상징적 인물이다.
16세의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탁월한 리시브 능력과 공격력으로 1989년까지 브라질 대표팀의 주축 아웃사이드 히터로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서 활약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이후에도 브라질 명문 구단인 시메드, 우니술과 이탈리아의 시슬레이 트레비소 감독으로 선수 육성과 팀 전술 운용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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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17년부터 2023년까지는 브라질 남자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9년 월드컵 우승, 2021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 2023년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 확보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대한항공은 2023-2024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했으나 2024-2025시즌에는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 위업을 이룬 현대캐피탈에 밀려 무관(無冠)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그간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해 배구단의 역량을 높였고, 헤난 감독 영입으로 선수단 세대교체와 전술 고도화를 통한 명가 재건을 기대하고 있다.
헤난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트레블을 지휘했던 필립 블랑 감독, 우리카드의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과도 선수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로, 다음 시즌 우승을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는 7∼8일 연습경기를 지켜본 뒤 9일 드래프트 때 외국인 선수를 직접 지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2024-2025시즌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정규리그 막판 어깨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자 특급 소방수로 카일 러셀을 영입해 KB손해보험을 제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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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난 감독은 트라이아웃에 나온 선수들의 기량을 살펴보면서도, 플레이오프와 챔프전에서 활약한 러셀과의 재계약 가능성 또한 열어두고 있다.
그는 러셀에 대해 "러셀은 서브, 블로킹 등에서 아주 잘하고 있고, 코트에서 많은 에너지를 발산한다. 많이 성장한 선수"라면서 "챔프전에서 부진한 부분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처음이니까 잘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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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계약에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베테랑 세터 듀오 한선수와 유광우에 대해선 "둘은 스타일이 서로 다르지만, 경험이 많고 퀄리티가 좋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V리그에 대해선 "아직 강한 리그라 볼 수 없지만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큰 리그라고 생각한다"는 인상을 전했다.
이어 헤난 감독은 "이번 시즌 내가 추구하는 배구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선수들의 특징이나 강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내가 이런 스타일이니까 따라오라는 배구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선 훈련을 많이 시킬 것이다. 훈련이 고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훈련)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chil881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6일 19시2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