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달까지 보내는 시대다. 로켓은 재사용하고 위성은 수백 기씩 발사한다. 겉으로 보면 우주산업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고도의 기술로 움직이는 첨단 산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현장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조금 다르다. 생각보다 많은 인공위성용 초정밀 부품이 여전히 사람의 손을 거쳐 제작되고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위성 제조 과정이다. 위성은 고객의 임무에 맞춰 설계되는 맞춤형 제품이기 때문에 반도체처럼 자동화된 대량 생산 구조를 갖추기 어렵다. 특히 지구를 촬영하기 위한 렌즈와 반사경 같은 광학 부품은 위성의 핵심 구성 요소다. 그런데 이 부품을 만드는 과정은 훨씬 느리고 집요해서 장인의 영역에 가깝다.
대형 광학 부품은 표면을 나노미터 수준으로 균일하게 깎아내야 한다. 한 시간 동안 연마해도 눈으로는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울 만큼 미세한 작업이다. 대부분 공정은 기계가 수행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사람이 직접 표면 상태를 확인하고 미세한 오차를 조정한다. 작은 흠집 하나로도 전체 부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정도로 민감한 작업이다. 큰 비용을 들여 위성을 우주로 올렸는데 렌즈에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으면 그 위성의 임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우리 회사에도 이 분야 전문가가 있다. 위성 카메라용 렌즈의 마지막 공정을 손으로 마무리하는 전문 인력이다. 그가 작업대 앞에 앉아 조용히 렌즈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것은 기술이라기보다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감각’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위성이 수십 기, 수백 기 규모로 늘어나면서 생산성과 비용 문제가 동시에 등장했다. 지금처럼 마지막 공정에서 고도의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면 생산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 장인의 영역을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정작 해당 업무를 하는 당사자에게 꺼냈더니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쉽지는 않을 겁니다.” 수십 년의 감각을 쌓아온 사람이 건네는 말이라 더 무게가 있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렌즈와 반사경 연마 과정을 자동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숙련된 기술자가 공정 상황을 판단하듯 AI가 가공 상태를 분석해 최적의 연마 경로를 찾도록 하는 게 목표다. 현재는 머신러닝 기반 분석으로 공정 데이터를 축적하며 자동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고, 앞으로는 비전 AI, 즉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가공 상태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물론 쉽지 않은 도전이다. 우주 장비는 한 번 발사되면 다시 손볼 수 없다. 작은 오차 하나가 큰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고, 자동화 과정에서도 충분한 안전 마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 도전은 계속돼야만 한다. 뉴스페이스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생산 방식의 혁신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완전한 자동화가 언제 가능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변화의 출발점에 우리가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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