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전반기] ③역대급 투고타저 시즌…피치 클록 도입에 경기 시간 단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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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할 타자 작년 절반 10명으로 줄어…투수들은 '기록 잔치'

평균 경기 시간 3시간 3분으로 작년보다 10분 줄어

체크 스윙 오심·이종범 전 코치 예능행으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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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하는 폰세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폰세가 6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5.6.8 iso64@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전반기 마감을 눈앞에 둔 2025시즌 프로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급 투고타저 현상이다.

지난 시즌 0.277을 찍었던 리그 타율은 전반기 일정을 마친 10일까지 0.259로 거의 2푼 가까이 떨어졌다.

따라서 리그 '타율 3할 타자'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시즌 KBO리그는 24명의 선수가 3할 타율을 찍었으나 올 시즌 전반기에는 10명으로 줄었다.

이 추세로 시즌을 마친다면 리그 타율 0.258을 남겼던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리그 타율이 0.260에 못 미친다.

2000년 이후 리그 타율이 2할5푼대에 그친 건 2006년(0.255)과 2012년 두 차례뿐이었다.

이미지 확대 다시 추격하는 롯데 레이예스 1타점 2루타

다시 추격하는 롯데 레이예스 1타점 2루타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 말 2사 2루에서 롯데 레이예스가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치고 있다. 2025.7.1 sbkang@yna.co.kr

그만큼 전반기 투수들이 기를 펴고, 타자들은 힘을 못 썼다.

덕분에 투수들의 성적은 화려하다.

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투수는 8명이나 된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1.95)는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KBO리그에서 마지막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나온 건 15년이나 시계를 거꾸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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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 역투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30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NC다이노스 경기. 1회 말 한화 선발 류현진이 역투하고 있다.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의 경기는 구조물 낙하 사망 사고 이후 62일이다. 2025.5.30 image@yna.co.kr

2010년 '괴물 투수'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1.82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류현진과 같은 팀에서 활약하며 류현진이 보유했던 '9이닝 기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17개를 경신하고 18개의 삼진을 잡았던 폰세는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마저 노린다.

올 시즌 투고타저 경향이 두드러지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정착이 꼽힌다.

지난해 처음 도입됐던 ABS에 맞춰 투수들은 유리한 투구 패턴을 개발했다.

옆으로 꺾이는 변화구보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나 체인지업 등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고, 타자들은 점점 투수의 공을 극복하는 게 어려워졌다.

여기에 폰세와 와이스(이상 한화), 앤더슨, 미치 화이트(이상 SSG 랜더스), 알렉 감보아(롯데 자이언츠) 등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를 던지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가 대거 등장한 것도 리그 평균자책점을 끌어 내린 요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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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록 운영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피치클록이 운영되고 있다. 2025.3.13 uwg806@yna.co.kr

전반기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경기 스피드업'의 성공이다.

전반기 프로야구 정규이닝 기준 전반기 평균 경기 시간은 정확히 3시간이었다.

연장전을 포함한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3분이다.

이는 2024시즌(3시간 13분)보다 10분이 줄어든 수치이며, 평균 2시간 59분 경기했던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최단 시간이다.

이처럼 경기 시간이 극적으로 짧아진 배경에는 피치 클록의 본격 도입이 있다.

지난해 시범 도입했던 피치 클록은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올해부터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때는 25초 이내에 투구해야 한다.

또한 타자는 33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투수는 볼 1개, 타자는 스트라이크 1개를 떠안게 된다.

견제 회수에 제한이 없고, 미국 메이저리그(MLB)보다 3초에서 7초까지 여유 있게 피치 클록 시간을 줬는데도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과거 투구 간격이 길었던 투수와 준비 동작이 많았던 타자가 맞붙자 한 타석에 10분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말 그대로 '전설'이 된 것이다.

이미지 확대 퓨처스 리그에서 시행 중인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퓨처스 리그에서 시행 중인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한국야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반기 프로야구에서 가장 큰 논란은 체크 스윙 판정이었다.

볼 카운트 하나에 승패가 갈리는 상황에서 체크 스윙 판정으로 경기 결과가 뒤바뀌는 일이 반복되며 심판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렸다.

타자의 배트 궤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체크 스윙은 자연스럽게 1루심과 3루심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KBO리그 팬들은 현재 퓨처스(2군)리그에서 적용 중인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후반기부터 1군 경기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장의 감독들 역시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체크 스윙의 판독 기준은 '타자가 스윙하는 여세로 인해 배트 각도가 홈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스윙'이다.

배트가 홈플레이트 앞면을 넘었느냐 안 넘었느냐가 아닌, 배트의 각도를 기준으로 본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kt wiz 코치의 시즌 중 퇴단 후 야구 예능프로그램 감독 계약은 전반기 프로야구를 가장 뜨겁게 달군 주제였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였던 이 전 코치가 전반기도 끝나기 전에 방송 출연을 위해 야구단을 그만둔 사실을 두고 야구계는 존중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코치의 처우를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10일 22시4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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