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의 신작 영화 '호프'의 티저 포스터가 16일 공개됐다. 이번 포스터는 일반적인 콘셉트 이미지 대신 실제 영화 속 한 장면을 그대로 캡처해 제작됐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항구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포스터에 사용된 장면은 깊은 숲속에서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 위의 인물이 외계인에게 쫓기던 청년을 구하는 순간을 담았다.
루마니아 레테자트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해당 장면은 배우와 말, 와이어, 카메라의 움직임이 완벽히 맞아떨어져야만 가능한 고난도 장면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국내에서 5개월간 트레이닝과 3개월간의 사전 테스트를 거쳤으며, 현지에서 2개월간 적응 훈련을 진행했다.
홍경표 촬영 감독은 숲의 빛과 환경을 고려해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했으며, 자연광 아래에서 120프레임 고속 촬영을 시도했다. 제작진은 철저한 준비 끝에 반나절 만에 해당 장면을 완성했다.
날것 그대로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담아낸 이번 포스터는 '호프'만의 액션 스타일을 예고한다. 매 작품마다 한국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꿔온 나홍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호프'는 영화 '곡성'(2016)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나 감독의 차기작이다. 그는 2008년 장편 데뷔 이래 단 3편의 영화만을 연출한 대표적 과작(寡作) 감독으로 꼽혀왔다. '추격자'(2008)와 '황해'(2010)는 2년 간격으로 개봉했으나, 세 번째 작품 '곡성'까지는 6년이 걸렸다.
이 영화에서 배우 황정민은 마을 출장소장 '범석' 역으로 '곡성'에 이어 나홍진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조인성은 사냥과 낚시로 생활하는 마을 청년 '성기'를, 정호연은 호포항 순경 '성애' 역을 맡았다. 여기에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등 해외 배우들도 합류해 외계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번 작품에는 할리우드 자본이 투입됐다. 총 3부작 기획으로 추진되는 '호프'의 제작비 규모가 도합 10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한국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현재 '호프'는 후반 작업 중이며, 2026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