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왕조의 저력' 우리은행…위성우 감독 "김단비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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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상태'서 여기까지…선수들 성장 보며 지도자 보람 느낀 시즌"

이미지 확대 웃음 짓는 위성우 감독

웃음 짓는 위성우 감독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 경기 우리은행이 후반전 추격을 펼치자 위성우 감독이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5.3.20 sbkang@yna.co.kr

(부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산 BNK에 3연패를 당하며 물러난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성장하는 선수들을 보며 '가장 보람을 느낀 시즌'이었다며 '에이스' 김단비에게 특히 큰 공을 돌렸다.

위 감독은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와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 원정 경기를 마치고 "BNK의 창단 첫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우승한 박정은 감독에게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위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이날 BNK에 54-55로 져 5전 3승제의 챔프전에서 3연패를 당하며 BNK에 우승을 내줬다.

여자프로농구 챔프전 역대 최다 우승팀(12회)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데 이어 11번째 통합 우승과 챔프전 3연패를 노려봤으나 2년 전 3연승으로 꺾었던 BNK를 이번엔 잡지 못하고 돌아섰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시즌이었다.

박혜진(BNK), 최이샘(신한은행), 나윤정(KB)이 다른 팀으로 옮겼고, 핵심 선수였던 박지현이 외국 리그에 진출하면서 올 시즌만큼은 우리은행이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뽐냈다.

플레이오프에서 청주 KB를 3승 2패로 따돌리고 올라온 챔프전에선 BNK와 매 경기 접전을 벌였다.

그래서인지 위 감독도 "챔프전 경기가 너무 안 되면 어쩌나 고민이 컸는데, 마지막까지 '멋지게' 진 것 같다"며 홀가분하게 웃었다.

시즌을 전반적으로 되짚으면서도 위 감독은 "지도자로 보람을 느낀 시즌이었다"고 정의했다.

"선수들이 많이 나가고 들어오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컸다. '백지 상태'에서 끌고 가느라 운동하며 한숨도 많이 쉬었는데,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열심히 가르치면 뭔가 얻는구나' 느꼈다"면서 "우승보다도 남는 것이 많았다"고 자평했다.

이미지 확대 김단비 골 밑 돌파

김단비 골 밑 돌파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 경기에서 우리은행 김단비가 골밑돌파 하고 있다. 2025.3.20 sbkang@yna.co.kr

이날 패배에도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지며 투혼을 불사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단비에겐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위 감독은 "김단비가 없었으면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임영희(현 우리은행 코치)도 있지만, 현재 제 최고의 제자는 김단비가 아닐까"라고 극찬했다.

이어 "김단비가 제게 많이 혼난다. 선수들이 잘못하면 제가 단비부터 혼낸다. 그래야 밑에서도 따라오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팀에 들어올 때 많이 힘들어했는데, 팀을 위해 와준 마음을 알기에 고맙다"고 강조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 여자농구 전체를 걱정하는 발언을 해 온 리그 최고의 '명장' 위 감독은 이날도 리그 전반에 대한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위 감독은 "올 시즌 여자농구가 재미있다는 말을 들었고, 보람도 느꼈다. 여자 농구가 배구보다 더 인기가 많아져 예전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시발점이 이번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조금 쉬고 다음 시즌 열심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도 많이 오신 우리 원정 팬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선수들과 미팅하면서도 팬들을 위해서 하자고 많이 얘기했다"면서 "요즘 홈 경기 때도 가슴이 뭉클하고 찌릿할 때가 많다. 립서비스가 아니라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왔고, 팬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가르쳐야겠다고 느낀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20일 22시1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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