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추억을 소환한 영화 '퇴마록'이 '덕후'(마니아)들의 심장을 두드리며 누적 관객 수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연출을 맡은 김동철 감독은 "앞으로 후속편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제작 의지를 밝혔다.
영화 '퇴마록'은 누적 판매 1천만 부를 달성한 이우혁 작가의 베스트셀러로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연재됐다. 무협, 엑소시즘, 종교, 신화, 전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한 방대한 세계관을 담아 'K-오컬트의 시조'라 불린다.
김 감독은 3년이란 시간을 쏟아 부어 소설을 애니메이션화 했고 이 작가가 직접 기획, 캐릭터 설정 등에 참여했다.
영화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퇴마사들이 절대 악(惡)에 맞서는 대서사의 시작을 담은 오컬트 블록버스터로 오컬트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를 섬세한 작화와 웅장한 음향 효과로 완벽히 담아내 원작 팬들과 장르물 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영화 엔딩 크레딧을 본 관객들은 "영화에 참여한 제작 인원수가 말도 안 되게 적다"며 해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을 탄생시킨 한국 애니메이터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특전으로 증정된 캐릭터 포토카드를 꾸미거나 직접 그린 캐릭터 팬아트와 직접 만든 묵주를 인증하며 팬심을 드러냈다. 극 중 나오는 ‘준후’와 ‘서교주’의 대사를 활용한 패러디 밈이 조회수 8만을 기록하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파묘'로 오컬트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장재현 감독은 최근 진행된 메가토크에서 "'퇴마록'은 완성도와 캐릭터 연기, 음악, 컷 연출 등 작품의 퀄리티가 좋아서 신나는 마음으로 봤다"며 극찬했다. 이어 "극 중 인물을 다루는 방식에서 김동철 감독이 캐릭터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볼 수 있다. 장르를 떠나 캐릭터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굉장히 성의 있고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1일 개봉한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과 신작 영화 '침범', '콘클라베' 등이 개봉한 가운데 팬들의 꾸준한 입소문과 N차 관람 열풍으로 장기 흥행 중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