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도쿄 특파원 올 2월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선 자민당이 316석을 얻으며 대승했다. 전체 의석의 과반은 물론이고 3분의 2도 넘겼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기반도 굳건해졌다. 하지만 다른 선거 결과도 주목받았다. 창당 9개월 된 신생 정당인 ‘팀미라이’가 0석에서 새로 11석을 확보하며 약진한 것이다.‘팀미라이’는 안노 다카히로(安野貴博·36) 대표가 이끌고 있다. 도쿄대 공학부를 나온 그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 공상과학(SF) 소설가를 거친 ‘정치 이단아’. 약 2만5000건의 정책 질문들을 AI를 통해 자동 응답하며 선거 풍경도 바꿨다. 일본 유권자들은 AI 시대, AI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주며 정치 변화를 택했다.AI 시대, 노트북 반입 불가 日국회 3월 도쿄의 안노 대표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그는 제도권 정치에 들어서고 보니 놀라운 점이 적지 않다고 했다. 대표적인 것이 국회 본회의장에 노트북을 반입할 수 없다는 것. 회의 자료도 이메일, 팩스가 아닌 종이로 전달되고, 도장을 찍는 문화도 여전하다. 일본 국회는 ‘품위 유지’를 이유로 아날로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를 쓴다고 해서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세계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유권자들은 ‘AI 전문가’를 선택했는데, 국회는 AI 사용을 막는 상황이다. 일본 정치가 시대의 변화를 못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런 판단은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안노 대표는 직접 6월 AI 관련 공부 모임을 열었다. 그러자 30대부터 70대까지의 여야 의원 24명이 참가했다. 의원들은 여론 수집, 국회 질의 등에 AI를 활용하는 법을 배웠다. 70대의 한 의원은 생전 처음 AI를 통해 정책 홍보 만화를 만들었다. 호응이 커서 2차 모임 요청까지 나왔다. 그러자 아예 다음 달 ‘AI와 민주주의에 관한 초당파 공부 모임’이 신설됐다. 국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야 의원들이 AI 공부에 나선 것. 물론 이들은 국회 본회장에 노트북을 반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국회는 또 다른 변화에도 나섰다.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 중 45석 이상을 줄이는 ‘국회 다이어트’에 나선 것.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앞장서고 있다. 정원 감소를 놓고 유불리를 따지는 여야의 격론은 거세지고 있지만 결국 의원 수는 줄어들 가능...
[특파원 칼럼/황인찬]AI 배우고, 의원 줄이고… 변하는 日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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