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한국과 조선 ‘두 개의 국가(兩個國家)’가 평화공존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19, 20일 5년 만에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한국의 외교, 안보 수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거푸 남과 북을 ‘서로 다른 국가’라고 표현했다. 중국이 남북을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써 온 쌍방(雙方)과 다른 용어를 선택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노선을 중국이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중국이 과거에도 남북을 각각 국가로 표현한 전례가 있는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노련한 中외교관의 의도된 발언 1953년생으로 외교 경력이 40년이 넘는 왕 부장이 이틀 연속 같은 취지의 표현을 쓴 건 우연이나 말실수로 보기 어렵다. 특히 그가 왜 지금 이 표현을 썼는지가 중요하다. 중국 측이 내놓은 왕 부장의 발언 자료들을 보면 그 의도를 짐작할 단서가 있다. 한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비핵화’라는 표현이 빠졌다. 북-미 대화 중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왕 부장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라며 거리를 뒀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북한을 변화시키거나 남북 관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미 핵무력을 고도화했고 러시아와도 밀착했다. 중국은 북한을 압박해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다 북한이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는 것보다 한반도의 충돌을 막고 미국의 역내 군사력 확대 명분을 줄이는 것을 당장의 이익으로 여길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왕 부장의 방한에 대해 “서울에 뼈아픈 일격을 안겼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기대했던 남북 종전 관련 다자간 논의 구상에 대해 중국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왕 부장은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진영 대결을 하지 말고, 전략적 자주성을 실현하라고 주문했다.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라는 주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대(對)중국 우호 정책을 확고히 견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 의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제한하면서 한국에는 중국과 더 밀착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한 셈이다.韓中, 한반도 평화공존의 접점 찾아야 이 대통령과 왕 부장이 만난 20일 오후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
[특파원 칼럼/김철중]‘남북 두 국가’ 표현에 담긴 中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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