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베트남 통해 본 특권의 세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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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만난 33세 남성은 호찌민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대학 졸업장을 받았지만 지금은 고향에서 부모를 모시며 산다. 변호사를 꿈꿨으나 집안에 공산당원이 없어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했다고 했다. 20대 여성도 의대를 마친 오빠가 의사 대신 병원 원무과 직원으로 일하는 이유가 아버지가 당원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력보다 집안 배경과 연줄이 앞서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당연한 일처럼 담담하게 말했다는 점이다. 분노보다 체념에 가까웠다.

지금 베트남은 세계에서 손꼽히게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다. 1990년만 하더라도 1인당 GDP가 121달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340달러에 달할 것으로 IMF는 내다본다. 36년 만에 소득 수준이 40배 이상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외국 기업이 공장을 세운 덕분에 수출이 성장을 끌어왔다. 나라가 이만큼 커졌다면 기회도 넓어졌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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