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여기고, 대만에 대해 무엇을 할지는 시 주석이 결정할 일(that‘s up to him)”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미국 대통령 재임 중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지 모르지만 자신의 임기 때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대해 답을 피했다. 그런데 이번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권리가 있고 자신의 임기가 아닐 때 벌어지는 일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시 주석에게 ‘대만 통일’은 자신이 내건 중화민족의 부흥, 즉 국가 수립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능가하는 초강대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목표다. 시 주석은 3연임을 확정한 2022년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조국 통일의 역사적 대세는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언제가 될지, 어떤 방식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대만 통일 주장이 그냥 엄포가 아닌 것은 분명한 셈이다.
▷실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점령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미국의 워게임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중국의 대만 공격에 대응해 파견한 미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이 대만에 접근하기도 전에 중국 미사일에 격침된다는 내용의 극비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워게임을 할 때마다 “우리가 항상 진다”고 했다. 미국이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대만 방어를 위해 한국, 일본 등 동맹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속으론 대만 침공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헤그세스 장관은 지난해 냉전 이후 이어져 온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가 끝났다며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세력 균형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공격이 서반구에서 중국을 포함해 누구도 미국의 패권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다는 선언이라면, 뉴욕타임스 인터뷰는 동북아에서는 중국의 세력권을 인정할 수 있다는 예고편일 수도 있다. 미국의 이익을 앞세워 국제 질서의 판을 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안보에 격랑을 가져올 위험천만한 거래를 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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