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야장 가실래요?" 직장 동료의 이 한마디에 20대 직장인 A씨는 곧 '야장 난민'으로 전락했다. 그는 퇴근 후 동료와 함께 갈 회사 인근 야장을 찾았지만 길 위에서만 30분 가까이 허비해야 했다. 원래 가려던 곳은 이미 '웨이팅 지옥'이 펼쳐졌던 것. A씨는 급히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켜 근처 다른 곳을 찾느라 시간을 흘려보냈다. 지도 앱엔 야장이 아닌 식당이 표시되기도 했다.
실제로 야장 맛집을 찾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뜨는 야장 맛집은 대기인원이 수십, 수백명에 이른다. 일반 지도 앱의 경우 '진짜 야장'을 걸러내야 하는 수작업이 필수다.
결국 야장 감성에 푹 빠진 한 현직 정보기술(IT) 개발자가 직접 나서 '야장맵'을 개발했다. 야장맵 개발자 '에그토스트랩(활동명)'은 15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야장에서 한 잔 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야장이 생각났는데 야장을 찾는 게 시간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야장맵' 출시 직후 입소문…2만6000여명 몰려
야장맵은 출시와 동시에 입소문을 탔다. 야장맵이 처음 문을 연 날은 지난달 10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때는 한 달 뒤인 이달 10일이다. 개발 기간 2주를 거쳐 야장맵을 연 다음 에그토스트랩이 직접 야장 100여곳을 발굴한 이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7일부터 전날까지 1주간 야장맵을 찾은 사용자 수는 2만6000여명에 이른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기 사흘 전 방문자들이 몰려들더니 광고 한 번 하지 않은 상태로 3만명에 가까운 사용자들을 끌어모았다.
이날 기준 '등록 야장' 516곳 중 400여곳은 사용자들이 직접 제보해 등록된 곳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지도를 보고 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참여해 야장맵을 함께 만들고 있다. 에그토스트랩은 "광고를 하나도 요청하지 않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되게 과분한 관심을 받고 있어서 무게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야장맵은 △야장(길가 테이블) △폴딩도어(창문 개방형 포차) △루프탑(건물 옥상) △야외(정원·강변·마당) 등 4개 유형으로 구분해 장소 정보를 제공한다. 출시 초기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야장이 표시됐지만 전국 각지 사용자들이 제보하면서 서비스 범위도 알아서 확장되는 중이다.
야장맵은 '야장 감성'에 취한 2040세대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보고 기획됐다. 야장맵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연령대를 고려하면 일단은 20~30대 사용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테마지도' 검색 피로↓…젊은층 '탐색 공식'과 유사
야장맵 같은 테마형 지도는 올해 들어 부쩍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야장맵 이전엔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 재고 현황을 알려주는 '두쫀쿠맵', 가성비 식당을 공유하는 '거지맵' 등이 대표적이다. 아직 입소문을 타진 않았지만 블록체인 테크 스타트업 아크포인트가 최근 선보인 '국회의원 맛집 지도'도 정치자금 사용내역을 토대로 국회의원들이 찾은 식당만을 지도에 표시해 화제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젊은층이 테마형 지도에 반응하는 이유는 평소 장소 탐색·결정 과정이 지도 앱을 기반으로 이뤄져서다. 지도에서 장소를 찾고 목적지를 정하는 과정이 그만큼 익숙할 수밖에 없다.
한경닷컴이 진학사 캐치에 의뢰해 20대 1060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58%는 '지도 앱에서 장소를 검색하고 바로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나 숏폼에서 장소를 발견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지도를 통해 확인한 다음 이뤄졌다. 이 때문에 테마형 지도도 낯선 화면이 아니라 기존 탐색 과정과 유사한 서비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검색 피로감'도 덜 수 있다. 예컨대 기존 지도 앱이나 포털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지역명+야장', '가성비+야장', '감성+야장' 등과 같이 적절한 키워드를 여러 차례 검색하고 후기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검증해야 한다. 하지만 야장맵 같은 테마형 지도는 뚜렷한 목적에 맞춰 탐색 범위를 좁혀 놓은 만큼 상대적으로 빠르고 간편한 검색이 가능하다.
에그토스트랩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찾으려고 하면 게시글도 찾아야 하고 여러 사이트나 다른 사용자들이 올려주는 SNS 게시물을 비교 검색하면서 실패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커뮤니티형' 신뢰도↑…"개인화 장소 탐색 늘어날 것"
이들 지도가 커뮤니티 형태를 취하는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야장맵과 거지맵은 사용자 제보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두쫀쿠맵은 두쫀쿠를 판매하는 사업주들이 직접 재고 현황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된다. 광고성 블로그 후기나 인스타그램 협찬 콘텐츠에 피로도를 느끼는 젊은층에게 이들 지도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받아들여졌다.
야장맵도 이 같은 점을 파고들었다. 에그토스트랩은 "다른 서비스들처럼 홈페이지에 광고 배너 같이 사용경험을 헤칠 수 있는 것들은 절대 붙이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지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이전보다 더 많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개발 장벽이 낮아져서다. 야장맵·국회의원 맛집 지도 등은 모두 클로드 코드 등 AI 도구를 활용해 개발됐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대형 지도 앱이 모든 수요를 흡수하기보다 특정 취향과 관심사를 활용한 초개인화된 장소 탐색 서비스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목적이 분명한 특화 서비스들이 젊은 세대에 빠르게 퍼지고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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