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통합모빌리티 운영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국내 플랫폼 기업이 해외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에서 모빌리티 운영 모델 자체를 수출하는 첫 사례다. 사용자 앱부터 인프라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풀 패키지’ 방식으로, 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기업의 사업 영역이 도시 인프라와 산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도시 개발 사업인 디리야 프로젝트에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공급하는 유상 실증(PoC)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디리야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 주도로 수도 리야드 서부에 조성되는 대규모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630억 달러(약 90조원)에 달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우디 왕조 발상지를 포함한 총 14㎢ 부지를 문화·관광·상업·주거 기능이 결합된 미래형 도시로 재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처럼 국내 플랫폼 기업이 해외에서 도시 단위 모빌리티 운영을 직접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 내비게이션, 결제, 운영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모빌리티 인프라 운영 체계를 현지에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구축 이후 철수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현지 환경에 맞게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운영까지 담당하는 구조다.
디리야 프로젝트의 난제는 공간 구조에 있다. 전체 부지 14㎢가 복합 인프라로 연결돼 있고, 특히 문화 유적지구와 인접한 1구역을 중심으로 교통과 주차의 상당 부분이 지하에서 이뤄진다. 위성항법장치(GPS) 신호가 닿지 않는 대규모 지하 공간에서 수만 대의 차량 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난도 환경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6만 대 이상을 수용할 주차 인프라 구축의 첫 단계로 약 5000대 규모의 주요 3개 구역에 자사 솔루션을 우선 적용한다. 이번 PoC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디리야 전역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내세운 해법은 ‘주차 풀 스택’ 기술이다. 주차장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데이터가 축적되는 운영 플랫폼으로 접근하고 있다.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인근 주차장을 안내하고 잔여면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반 공간 최적화 기술, GPS가 작동하지 않는 지하 공간에서도 차량 동선을 끊김 없이 안내하는 실내 내비게이션, 발레 서비스와 입·출차, 결제를 하나의 앱에서 처리하는 통합 운영 체계가 결합된다. 주차 인프라를 실시간 데이터 흐름 위에 올려놓는 구조다.
이번 계약서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로봇 배송 등 스마트시티 조성과 관련한 추가 협력 가능성도 명시됐다. 자율주행 차량이나 배송 로봇이 스스로 주차하고 충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서버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고도화된 주차·운영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구축하는 주차 풀 스택 환경은 향후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기술이 도시 공간에 안착하기 위한 기초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계약은 주차장 관리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술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교두보”라며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주차 플랫폼은 자율주행 차량의 대기·충전, 로봇 배송 등을 연결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공적인 PoC 수행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피지컬 AI 기술 역량을 입증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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