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상은 사람이 만든 걸까, 인공지능(AI)이 만든 걸까.” 최근 구글이 공개한 동영상 생성 모델 비오3(Veo 3)는 물론 소라(Sora), 무비젠(Movie Gen)이 생성해내는 고품질 영상과 오디오가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 만들고 있다.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 원하는 스타일의 영상을 요구하면 AI가 브이로그, 애니메이션, 뉴스, 스포츠, 광고, CF 등 실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4K 해상도의 고품질 영상을 쏟아낸다. 게다가 영상에 맞는 음악, 효과음, 주변소음, 대사까지 완벽하게 추가해준다. 비디오에서 불필요한 물체를 제거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배경이나 음성, 입 모양도 정교해서 실제 영화로 손색이 없다.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Imagen) 4'는 섬세한 질감, 물방울, 동물의 털과 같은 미세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묘사해준다.
영화 제작 방식 자체를 바꾸는 AI인 '플로우(Flow)'까지 등장했다. 동영상 생성 모델 '비오(Veo)'와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Imagen)',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를 모두 결합했다. 일상적인 언어로 원하는 장면을 묘사하면 AI가 영상을 만들어준다. 영상 클립 생성부터 편집까지 한 번에 가능하며, 기존 클립과의 자연스러운 연결 또는 확장으로 캐릭터와 동작의 연속성을 유지해준다.
'플로우 TV'에는 AI가 만들어내는 놀라운 영상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판타지, SF, 자연, 동물, 스포츠, 음식 등 영역과 장르도 다양하다.
이제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이 AI로 가능해졌다. 카메라나 배우 한명 없이 시나리오 작성부터 연출, 편집까지 AI가 담당한다. 영화 스타트업, AI 영화감독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더 이상 시나리오 작가, 배우, 음악가, 조명감독, 카메라 감독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 촬영 장소를 섭외하거나 비싼 영상 편집장비나 조명기기, 카메라 장비를 구매할 필요도 없다. 단지 영상 제작 AI가 설치된 노트북 몇 대만 있으면 충분하다.
광고 제작시장도 AI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 신용카드 회사 코인(Coign)은 비오3를 활용해 전통적인 TV광고 제작 비용의 1%로 안되는 돈으로 30초 분량의 광고를 완성했다. 이 광고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성공적으로 배포됐고 AI가 초저비용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푸마(Puma) 역시 광고콘셉트 설정과 스크립트 작성, 영상 제작까지 인간 감독이나 작가의 개입 없이 전적으로 AI의 도움만으로 진행했다.
AI는 더 이상 영화나 광고 산업에 먼 이야기가 아니다. 초저비용 제작, 사람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영상 구현 능력이 영상제작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일본에서는 생성형 AI가 전체 제작 과정의 95%를 담당한 애니메이션이 제작 비용과 소요 시간을 최고 70%까지 줄이며 지상파 방송에 방영됐다. 영화사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는 런웨이와 협력해 CG 장면의 제작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고, 현실감 넘치는 특수 효과를 빠르게 구현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와 오스카 수상작조차 AI를 통해 배우의 발음을 교정하거나,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배우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AI를 활용한 디에이징(De-aging) 기술은 등장인물의 과거, 현재, 미래 얼굴뿐만 아니라 미묘한 미묘한 표정과 움직임까지 완벽하게 재현한다.
과거에는 1년 이상 걸리던 영화 제작 과정이 이제는 단 며칠 만에 끝날 수 있다. AI는 시나리오, 콘티, 스토리보드, 촬영장소 선정, 영상제작, 사운드, 음악, 음성, 후반 편집, 자막 제작까지 영화와 광고 제작의 모든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 그늘도 존재한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작가, 성우들이 “AI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대책을 촉구하는 파업을 할 정도다. 영화와 광고산업은 앞으로 AI가 가져올 충격적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해야할 것 같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