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 아저씨가 납치된 딸 때문에 폭주하는 드라마가 화제다.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 방송 시청률은 4회차 만에 20%를 뛰어넘었고, 넷플릭스 시청 순위에서도 세계 2위까지 치솟았다. 어수룩했던 아저씨는 북한 특수부대 출신의 살인 기계. 딸을 찾으려 몸부림치는 아버지처럼 드라마 ‘김부장’은 빠른 전개와 강력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SBS ‘김부장’의 4회차(4일 밤 9시50분 방영) 시청률은 21.6%를 기록했다. 올해 방송된 드라마 가운데 처음으로 20% 벽을 깼다. ‘펜트하우스2’(29.2%), ‘열혈사제’(22.0%)에 이어 역대 SBS 금토시리즈 3위에 올랐다. 4회차 이내로만 놓고 보면 ‘펜트하우스2’ 바로 다음이다. 김부장은 1회 시청률 9.5%로 시작해 2회 만에 15.7%를 찍었다.
‘김부장’은 SBS가 기획과 TV 방송을, 넷플릭스가 동영상 온라인서비스(OTT) 배급을 맡았다.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김부장’은 넷플릭스 TV쇼 세계 시청 순위에서 2위(6일 기준)를 차지했다. 비영어권에선 1위다. 인도네시아, 대만, 파라과이, 페루 등 26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 드라마가 국내 TV 방송과 OTT 양쪽 플랫폼에서 동시에 흥행한 건 이례적이다.
‘김부장’의 흥행 요인으론 중년 남성에게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낸 캐릭터가 첫손에 꼽힌다. 배우 소지섭이 연기한 김부장은 일에 열심이지만 직장에선 별 인정을 받지 못한다. SNS로 매장에서 예약 물품을 찾을 줄도 모른다. 딸이 친구가 없는 외톨이인 줄도 모른다. 딸에게 줄 선물 티셔츠가 50만원이란 사실엔 눈이 휘둥그레진다. 여기까진 일상에서 마주칠 만한 가장의 모습이다.
‘김부장’은 중년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렇게 한껏 끌어올려 놓고 과감하게 깨부순다. 사라진 딸의 행방을 찾는 국면이 되자 김부장의 정체성은 북한 출신 전직 특수요원으로 바뀐다. 그는 딸을 찾는 길을 막는 악인들을 모두 때려눕힌다. 경찰도 그에겐 무력하다. 가족애를 원천 삼아 악을 징벌하는 소시민의 폭주 이야기가 탄생한다.
학교 폭력을 응징하는 면에서는 앞서 흥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과 비슷하지만 중년의 아저씨가 직접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이 다르다. 권선징악을 위한 초강력 액션은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흥행 포인트가 되고 있다.
숏폼 콘텐츠에서 볼 법한 빠른 장면 전환은 가족 드라마 같던 1화 초반부의 서정성과 대비되며 극적인 속도감을 얻는다. 팝콘 터지듯 하는 액션과 더불어 국가 단위로 커진 추격전은 극 중간에 시청을 시작한 이들에게도 통할 만큼 흡인력이 강하다.
‘김부장’은 여기에 시청자를 추가 유인할 만한 구조적 장치를 더했다. 드라마는 만화가 박태준이 기획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박태준의 다른 웹툰 작품과 연계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외모지상주의’ ‘인생존망’ ‘싸움독학’ 등의 웹툰과 어우러지는 ‘박태준 유니버스’다. 인생존망에 나오는 인물의 아버지와 싸움독학에 등장하는 태권도장 관장이 김부장에서 주인공의 조력자로 활약하는 식이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웹툰 IP를 드라마로 만들면 기존 팬덤을 잠재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웹툰 속 세계관을 살려 시즌제 드라마 등을 제작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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