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불끈' 황선우 "수영 세계선수권 4연속 메달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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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패는 또 다른 기회다.”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23개)을 목에 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말이다. 어린 시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현역 시절엔 우울증에 시달린 그는 수많은 실패를 극복한 끝에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주먹 '불끈' 황선우 "수영 세계선수권 4연속 메달 기대하세요"

펠프스가 롤모델인 황선우(22·사진)도 실패를 또 다른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5개월 뒤 파리올림픽에선 결선에 오르지조차 못한 황선우는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올해는 마음을 비우고 새 출발하는 느낌으로 준비했다”며 “3년 뒤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선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 실패로 끝난 파리올림픽

황선우는 ‘마린 보이’ 박태환 이후 암흑기를 거친 한국 수영에 희망을 줬다. 2021년 도쿄올림픽 남자 수영 자유형 100m 5위, 200m 7위로 깜짝 스타로 떠오른 그는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작년 도하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연달아 따내며 한국 수영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을 앞둔 황선우에게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과도한 관심은 실망이라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선을 9위로 마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황선우는 1년 전 실패를 돌아보며 “훈련 중 올림픽 때보다 더 좋은 기록이 많이 나왔는데 테이퍼링(훈련 강도를 낮추고 컨디셔닝에 집중하는 것)을 하는 과정이 잘 안 맞았던 것 같다”며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와서 개인적으로도 많이 실망했다”고 했다.

가장 힘든 건 당사자인 선수 자신일 터. 그는 올림픽이 끝난 직후엔 2주 정도 물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황선우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기에 휴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국내 여행을 다니며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에 집착하기보단 다시 준비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 “대한민국의 자랑 되겠다”

황선우는 올해 초 다시 일어섰다. 지난 3월 KB금융 코리아스위밍챔피언십(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40(개인 최고 기록 1분44초40)의 기록으로 우승하면서다. 국제수영연맹(WA) 기준 기록(1분46초70)을 통과해 오는 11일 싱가포르 칼랑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황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작년 대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포함해 최근 3개 대회에서 금 은 동을 하나씩 목에 건 그는 “4회 연속 메달 획득은 꿈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담도 되지만 기록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고 했다.

목표는 다시 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3년 뒤 LA올림픽을 향한 레이스를 시작한 황선우는 “훈련의 꾸준함과 몸 관리, 물의 감각을 잊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들을 철저히 지키며 훈련해 나가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 “최종 목표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수영 선수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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