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김채원 "홀로서기 후 단단해졌다⋯걸그룹 활동 미련 無"

1 month ago 2
이미영 기자 입력 2025.03.04 10:22

3년 만의 신곡 'Dear My Wave'로 솔로 활동 "내 색깔 찾아가는 중"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과거에 얽매이기보단, 현재에 충실히 살고 싶어요."

에이프릴은 애착이 컸던 팀이었다. 팀 활동이 끝나고 찾아온 공허함과 걸그룹 활동에 대한 미련으로 오디션에도 출연했다. 홀로서기 4년차, 김채원이 따뜻한 봄날을 맞았다.

김채원이 지난 2월 새 싱글 앨범 'Dear My Wave'로 컴백했다. 약 3년 만의 앨범이자, 2025년 첫 시작을 알리는 활동이었다.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 등 약 2주간의 활동을 마친 김채원은 한층 깊어진 감성과 음악으로 리스너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그는 "처음으로 발라드 무대를 해서 긴장이 많이 됐다. 열심히 연습을 했고, 스태프들도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열심히 활동했다"고 했다.

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음악방송은 그에게 익숙한 장소인 동시에 낯설었다. 홀로 무대를 책임져야 한데다, 댄스곡이 아닌 발라드 곡으로 라이브를 소화해야 했다.

"연습생 생활을 할 때 발라드곡을 많이 해와서 어렵진 않았어요. 작은 앵글 안에서 표현하는 것들을 상상하면서 거울을 보며 연습을 많이 했어요. 생각보다 복병은 의상이었어요. 의상이 너무 아름다운 드레스였는데, 홀터넥까지 타이트했고 코르셋으로 조이다보니 생각보다 호흡이 힘들더라구요(웃음). 그뒤부터는 일부러 작게 죽인 바지를 입고 연습을 했어요."

성숙해진 비주얼만큼, 감성도 보컬도 깊어졌다. 'Dear My Wave'는 상대를 떠나보낸 상대를 '바다'에 비유한 곡으로, 이별 후 느끼는 공허함과 아픔을 서정적인 가사에 담았다. 김채원의 감성이 더해져 애절하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많은 데모곡을 듣고 가장 와닿았던 곡이었어요. 울림과 감동이 있어서, 이 곡을 갖고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수없이 무대에서 춤을 춰왔기 때문에 발라드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과하지 않게, 보는 이들에게 감정을 잘 전달하고 싶었죠."

김채원은 솔로 활동 4년차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자신의 강점을 찾아가는 길목에 있다. 에이프릴 활동 당시에는 귀엽고 상큼한 비주얼, 맑은 목소리로 사랑 받았다면,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을 꺼내들었다.

"에이프릴 활동할 때는 어리기도 하고 콘셉트가 있어서 밝고 귀엽고 아기같은 보컬을 많이 만들어서 불렀어요. 데뷔하고 몇 년 뒤엔 그룹에서 제 목소리를 담아서 부르기 시작했어요. 고음에서는 힘이 있고, 맑은 목소리지만 허스키함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제 파트만 하면 됐지만 솔로곡은 제 힘으로 온전히 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아직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낯선 부분도 있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따스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보여준 것 같고, 앞으로 무슨 색을 보여줘야 할지 알아가는 단계인 것 같아요."

솔로 활동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 그는 "온전히 나 혼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며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책임감이 있다. 생각을 전환해 그룹에서 못해봤던 콘셉트들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한다. 이번엔 콘셉트와 의상 등에 직접 의견도 냈다"고 웃었다.

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김채원은 이번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공백기 동안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 온 파이어'에 출연하기도 했다. '걸스 온 파이어'는 실력 있는 K팝 여성 보컬 그룹을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어떤 마음으로 출연한 걸까.

"엄마가 먼저 '한 번 도전해보라' 연락이 왔어요. 공백기였기 때문에 뭐가 없었던 시기였거든요. 부담감이 컸는데, 일단 시동을 건 이상 부딪혀보자는 마음이었어요.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이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얻어가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패기가 있었어요. 준비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 때 멘탈도 깨지면서 힘들었지만 노래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난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느끼면서, 한계단 더 올라간 느낌이에요. 멘탈적으로도 그렇고 보컬적으로도 저를 객관화 했던 시간이었어요. 그 때 만난 친구들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데, 사람을 얻은 것 같아요."

걸그룹 활동에 대한 미련이 여전하냐고 묻자 "그 때는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에이프릴 이야기를 꺼냈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그룹(에이프릴)이 와해가 됐어요. 저는 저희 그룹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그 그룹으로 활동을 할 수는 없으니 다시 포지션을 맡아서 해보고 싶었어요. 에이프릴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의 걸그룹을 한다고 해서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제는 걸그룹에 대한 미련은 없다는 김채원은 "그 때도 팀을 했던 유닛 친구들이 저보다 7~8살 어리더라. 큰언니가 된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에이프릴로 활동했던 시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팀 해체 후 공허함도 컸다. 공백기를 겪으며 단단해졌고, '오늘'에 집중해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도 커졌다.

"시간이 많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저희끼리 간간히 만나기도 하고 이야기도 했는데, 멤버별로도 (극복) 시간이 달랐어요. 저에게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새 식구 강아지가 생겼는데, 그 친구에게서 얻는 사랑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 많이 사라졌어요. 미련은 남아있지만, 과거만 생각하면 끝없이 우울해져서 현재를 살아가자고 생각했어요. 마인드컨트롤을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내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과거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것에 목매면 힘이 들어요. 내가 바꿀 수 있는게 뭔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 땐 저도 어렸고, 멤버들도 어렸어요. 많이 바쁘기도 했고, 정신 없이 활동했어요. 어찌 보면 힘든 일도 겪고 혼자만의 시간을 지내다보니 과거의 저를 제3자의 느낌으로 보게 되는 것도 있더라고요. 힘든 일을 겪고 나면 왜 단단해지는 지 알게 됐어요. 그땐 부서졌지만 다시 단단하게 쌓아온 느낌이에요."

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김채원 프로필. [사진=장군엔터테인먼트]

다양한 길을 찾고 있는 중인 김채원은 가수 뿐만 아니라 연기자로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 2023년 연극 '운빨로맨스'로 무대에 올랐다. 2019년 '안녕 말판씨' 이후 두 번째 연극이었다. 2개월의 준비 과정과 4개월의 공연, 꼬박 반 년을 연기하며 또다른 에너지를 얻었다.

"연기는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고 날것의 연기를 하지만 설렘과 성취감이 크더라고요. 아이돌은 많이 웃어야 하고, 나 자신을 숨겨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화가 나더라도 감정을 표출할 수 없는 상황이 있어요. '내가 화났을 때, 정말 슬플 때, 짜증날 때 어떻지?' 어느 순간 모르겠더라고요. 연기 수업을 꾸준히 받다보니 '아이돌 친구들은 감정을 숨기다보니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라고요. 연기로서 화도 내보고, 그 캐릭터의 삶을 살아보면서 나도 몰랐던 감정을 끌어올리잖아요. 그게 희열이 있었어요. 제게 주어지는 것이 있다면 다양한 것을 해보고 싶어요. 30대가 되기 전 학원물을 해서 교복을 입어보고 싶다는 바람도 있어요."

가수 활동을 통해 2025년을 기분 좋게 시작한 그는 바쁜 나날을 보낼 계획이다. 3월 9일 일본 도쿄서 팬콘서트를 통해 팬들도 만난다. 김채원의 단단한 홀로서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포토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