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조기 진단율·표적 치료 가능성↑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조기 발견이 어려운 담도암 발병 과정의 유전적 비밀이 풀렸다. 조기 진단율과 표적 치료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 유전자 패널 검사로 담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연세대 의과대학 박영년, 김상우 교수 연구팀이 담도암의 전암 병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으로부터 침윤성 담도암(1기 이상의 암)에 이르기까지 유전체와 전사체 변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담도계 유두상 종양과 담도암 환자 166명의 종양 조직을 이용한 염기서열분석과 공간전사체 분석 결과, 같은 담도계에서도 해부학적 발생 위치에 따라 유전자 변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왼쪽). 암으로 진행되는 과정에 혈관형성·발달, 성장인자에 대한 반응, 세포외기질 조직화 관련 유전자 등의 발현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규명했다(오른쪽). [사진=연세대]](https://image.inews24.com/v1/927cbfa13c29fa.jpg)
담도암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수송하는 통로인 담도계(담도와 쓸개)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5년 내 환자 10명 중 7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 암으로 알려져 있다. 2024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보면 2018~2022년 담도암 5년 상대 생존율은 29.4%로 보고됐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다른 질병의 증상과 뚜렷이 구분되지 않아 조기 발견이 매우 힘들다.
암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와 발현 조절 메커니즘 연구도 드물어 조기 진단과 항암표적 치료도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담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병변(전암 병변)으로 알려진 담도계 유두상 종양에 주목했다. 이 부위로부터 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이상이 암 발생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유두상 종양과 담도암으로 진단된 환자 166명 조직을 대상으로 전암 병변 부위와 주변으로 침윤해 들어가는 암종 부위를 분리해 대규모 전장 엑솜 염기서열분석을 진행했다.
이 중에서도 담도계 유두상 종양이 담도암으로 발전된 41명 환자 데이터를 전체 환자군과 비교·분석했다. 9명의 환자 종양 조직에 대해 추가로 공간전사체분석(특정 조직 내 개별 세포들의 유전자 발현을 그들의 공간적 위치 정보와 결합해 분석하는 방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담도계 유두상 종양은 종양의 발생 위치에 따라 변이를 일으킨 유전자가 다르다는 점을 규명했다.
암이 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이미 주요 발암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고, 여기에는 주로 세포외기질( 세포의 밖에 존재하며 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 변화와 성장인자 반응성 관련 유전자 발현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하는 암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연구책임자인 박영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담도암 관련 연구 중 최대 규모인 동시에 입체적 유전자분석 결과를 도출해 발암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유전자 검사 패널 제작에 활용해 조기 진단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논문명: Genomic and transcriptomic signatures of sequential carcinogenesis from papillary neoplasm to biliary tract cancer)는 소화기학과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이며 유럽간학회 공식 학술지인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에 1월 18일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