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염혜란 주연…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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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필름·아우라픽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촌스러운 이름으로 놀림당하는 게 싫은 남학생 영옥(신우빈 분)은 엄마에게 슬쩍 개명 신청서를 내민다.
엄마 정숙(염혜란)은 가당찮은 이야기라며 내치고, 모자는 한참 정겨운 실랑이를 벌인다.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는 이 풍경은 두 사람이 제주에 산다는 것, 어릴 적 기억을 잃어버린 정숙이 봄 햇살에 졸도하곤 하는 지병이 있다는 것 등 맥락이 더해지면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영화의 제목 '내 이름은'은 정순(염혜란)이 잃어버린 어릴 적 기억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나온 것이지만, 아직 공식 명칭이 없는 제주 4·3이 맞는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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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은 2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정순(염혜란 분)이를 통해 광주와 베트남전쟁, 제주 4·3까지 폭력의 역사를 훑었다"며 "그게 우리들의 얼굴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영화 속 이야기의 핵심은 제주 4·3이지만, 자세한 경위나 이데올로기의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폭력'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영옥이 경험하는 1990년대 학교 폭력을 제주 4·3이라는 국가폭력과 병치시켜 보여주는 구조를 택했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해석이 엇갈릴 수 있는 지점이다.
정 감독은 "대개 평화로운 공동체에 외부인이 들어와서 질서를 다시 잡으려고 할 때 갈등이 시작된다"며 "비단 국가폭력만이 아니고 일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고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폭력이든 무엇이든 우정의 회복, 연대를 통해서 그 폭력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 이름은'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았다. 9천778명의 시민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 4억여원을 모으며 역대 극영화 펀딩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엔딩 크레딧에는 시민 후원자 한 명 한 명의 이름들이 5분가량 쉼 없이 이어진다.
15일 개봉. 112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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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02일 19시3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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