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이 출전정지 징계 유예로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직접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발로건 징계를 다시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로건은 지난 2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미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경기에서 퇴장당했다. 그는 상대 수비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의 발을 밟았고, 주심은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은 해당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지만, FIFA 규정상 즉시 퇴장은 자동으로 다음 경기 출전정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발로건은 7일 열리는 벨기에와의 16강전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FIFA는 이날 징계규정 27조를 적용해 발로건에게 내려진 1경기 출전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발로건은 유예 기간 동안 비슷한 반칙을 하지 않으면 징계를 면할 수 있다. 당장 벨기에전 출전도 가능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FIFA 결정 직후 환영 메시지를 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옳은 일을 하고 엄청난 불의를 바로잡아 준 FIFA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미국 정부 인사들도 발로건 구제에 적극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앞서 발로건의 퇴장 조치가 취소돼야 한다며 FIFA에 징계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반면 상대국인 벨기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벨기에축구협회는 FIFA의 결정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발로건의 레드카드가 과도했다는 미국 측 주장과 별개로 정치적 외압과 개최국 특혜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보도가 나온 데다, FIFA가 공동 개최국 미국의 주전 공격수에게 이례적으로 징계 집행 유예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FIFA는 지난해 12월 신설한 FIFA 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바 있다. 월드컵 개최국 정상의 요청 이후 징계 결정이 뒤집힌 모양새가 되면서, FIFA의 독립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비판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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