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퀸 꺾은 송곳샷…노승희, 4언더 '질주'

1 week ago 7

< 통산 4승을 향해 > 노승희가 4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이천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 통산 4승을 향해 > 노승희가 4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이천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 10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생애 첫 시즌 상금 1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둔 노승희는 아직 자신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정상급 선수가 아니라고 했다. 올 시즌 19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아홉 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은 한 번밖에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최정상급 선수로 불릴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런 노승희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4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이천G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부터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면서다. 이날 노승희는 투어 장타 1·2위를 달리는 이동은(1오버파)과 방신실(3언더파)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까다로운 코스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은 노승희는 첫날 4언더파 68타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노승희는 최근 KLPGA투어에서 가장 기세가 좋다. 하반기 4개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 3위 한 번을 기록했다. 최근 10개 대회로 범위를 넓히면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 일곱 차례 들었다. 우승이 한 번밖에 없는 게 이상할 정도다. 노승희는 2주 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도 마지막 날 마지막 18번홀(파5) 직전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으나 버디를 잡고도 준우승에 그쳤다. 같은 홀에서 김민솔이 11m 이글퍼트를 떨어뜨리면서다.

2주 전의 충격 탓인지 지난주 대회에선 공동 43위로 부진했던 노승희가 이날 다시 힘을 냈다. 비결은 송곳 샷에 있었다.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78.57%(11/14)에 달했고, 그린 적중률은 94.44%(17/18)나 됐다. 70㎜가 넘는 긴 러프로 악명 높은 블랙스톤에서 날카로운 샷을 뽐낸 노승희는 큰 위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몰아쳤다. 노승희는 “특별한 위기는 없었다”며 “오늘 핀 위치가 까다로워 최대한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곳에 공을 보내자고 한 게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통산 4승의 발판을 다시 한번 마련한 노승희는 2주 전의 아쉬움을 씻겠다고 했다. 그는 “남은 사흘간 오늘처럼 쉽게 파세이브를 할 수 있는 공략으로 플레이할 생각”이라며 “기회가 올 때마다 놓치지 않으면서 플레이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상금랭킹 2위(9억2268만원)를 달리는 노승희는 이번 대회에서 홍정민(9억9642만원)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 등극과 함께 올 시즌 첫 상금 10억원 돌파를 노린다.

노승희와 샷 대결을 펼친 방신실의 첫날 발걸음도 가벼웠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라고 밝힌 방신실은 “메인 스폰서 대회라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우승에 집착하지 않고 제 샷을 더 잘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2주 전 ‘한경퀸’에 오른 김민솔은 정규투어 풀시드권 자격으로 출전한 첫 대회 첫날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대 256m 장타로 갤러리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민솔은 전반에 버디 2개로 한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후반 10번홀(파4)과 11번홀(파4) 연속 보기로 미끄러졌다.

이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