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DC 유니버스 첫 영화…슈퍼독 크립토 등 캐릭터 열전
DC 스튜디오 이끄는 제임스 건 연출…"만화책 속 세계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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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30년 전 외계에서 지구로 날아온 존재는 3년 전 초인적인 능력 덕에 슈퍼맨이 된다. 그러나 3시간 전 그는 습격당했고 전투에서 패배했다. 곧 관객의 눈앞에는 하얀 눈밭에 피 흘리고 쓰러진 슈퍼맨(데이비드 코렌스웻 분)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의 패배라는, 히어로물에서는 생경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 등 색다른 히어로물을 만들어온 제임스 건 감독은 자신의 이력을 증명하듯 DC 세계관의 새 시작을 이렇게 알린다.
'슈퍼맨'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로 꼽히던 슈퍼맨이 숙적 렉스 루터(니콜라스 홀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임스 건 감독이 DC 스튜디오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이후 내놓은 첫 영화로 그가 직접 연출했다.
'슈퍼맨'은 여러모로 제임스 건 감독의 색깔이 묻어난다. 또 다른 슈퍼맨 영화 '맨 오브 스틸'(2013)의 무겁고 진지하고 고뇌하던 분위기보다는 수다스럽고 가볍고 유쾌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가깝다. 오프닝에서의 패배를 비롯해 비밀 사내 연애 중인 여자친구 로이스(레이첼 브로즈너핸)와 투덕거리는 모습 등은 슈퍼맨을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하게 느껴지게 한다. 슈퍼맨은 그러면서도 인간을 향한 믿음과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 인간미 가득한 이상주의자인 슈퍼히어로의 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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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건 감독의 영화답게 슈퍼맨 외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해 매력을 뽐낸다.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가이 가드너(나단 필리온), 천재적인 두뇌의 미스터 테리픽(에디 가테지), 거대한 날개와 철퇴를 가진 호크걸(이사벨라 메르세드) 등이 슈퍼맨의 조력자로 나와 능력을 보여준다. 슈퍼맨 못지않은 괴력을 지닌 슈퍼독 크립토도 슈퍼맨을 돕는다. 이들 캐릭터는 이상주의자로서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슈퍼맨의 매력을 보충한다. 비행과 괴력 일변도로 단선적일 수 있는 슈퍼맨의 액션에 보는 재미를 더하는 역할도 한다.
슈퍼맨 시리즈의 첫 영화지만, 탄생기 등 슈퍼맨의 전사(前史)에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 본론으로 곧바로 들어가며 속도감을 높인 점도 특징이다. 슈퍼맨의 등장이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그린 장면은 캐릭터를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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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건 감독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슈퍼맨이 실제로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질까, 여자친구와의 관계, 정부와의 관계는 어떨까, 이런 걸 구현해보고자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는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의 시초"라며 슈퍼맨과 그의 친구들, 로봇 등 만화책 속 세계관을 영화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9일 개봉.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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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unter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09일 04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