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모델 1세대로 1970~1990년대 인기를 누렸던 이희재씨가 9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2022년 1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수술 후 회복 중에 2023년 병세가 재발했다. 항암치료 등을 해오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1년 건국대 의상학과 1학년 재학 중 방직협회가 주최한 ‘목화아가씨’ 선발대회에서 1등 선발돼 모델로 데뷔했다. 루비나, 김동수 등과 함께 패션모델이라는 직업을 대중에게 알린 국내 1세대 모델이다. 20년간 패션쇼 무대에 서면서 대중적인 인지도에 힘입어 CF, 라디오 DJ, MC 등 방송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1983년 모델라인 아카데미를 창립했고, 1990∼2002년에는 차밍스쿨 '와이낫'(WHY NOT) 원장으로 활동했다. 1993년 문화방송(MBC) 라디오 '지금은 가정시대', '생방송 아침', '아름다운 여자' 등을, 1995년에는 Q채널에서 '이희재의 차밍스쿨'을 진행했다. 1993년 저서 <아름다운 여자 : 이희재 차밍스쿨>을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이희재 다이어트' 신드롬을 일으켰다.
고인은 평택공업전문대 패션학과 교수도 역임했으며 2010년엔 화가로 정식 데뷔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았다. 1990년대 후반 모델을 은퇴했지만 2012년 대한민국 패션대전 30주년 기념 특별패션쇼 ‘소통+30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제부 임산씨는 "늘 '다시 태어나도 모델이 되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다. 유족은 언니 이순재씨와 동생 이복재·이은숙씨, 형부 김낙현씨, 제부 임산(성악가)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 12일 오전 8시.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