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 "귀공자 홍상수 떨떠름 했는데…작업 해보니 일거수일투족이 아트"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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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8 15:04 수정2025.04.28 15:04

이혜영 "홍상수 감독,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이 아트" (인터뷰①)

"홍상수 감독은 일거수 일투족 그 자체가 모두 예술이에요."

배우 이혜영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연거푸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8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이혜영은 홍상수 감독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 이유에 대해 "내 눈에는 감독님 자체가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이혜영은 2021년 '당신얼굴 앞에서'를 통해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이후 '소설가의 영화'(2022), '여행자의 필요'(2024)까지 함께했다.

그는 "예전엔 설거지 하다 보면 이상한 지루한 영화가 나온다. 저거 뭐야 하니까 '생활의 발견'이더라. 홍 감독 영화는 전부 그런 식으로 만났다. 너무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영화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특별한 사건, 상황이 펼쳐지고 이런걸 좋아하지, 이렇게 아무 사건 사고가 없는 건 왜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혜영은 홍상수 감독의 어머니인 전옥숙 여사를 언급했다. 전 여사는 1964년 '부부전쟁'을 기점으로 활동한 한국영화 첫 여성제작자다.

그는 "어려서 전옥숙 여사를 본 적도 있다. 보통 카리스마가 아니었다. 홍 감독에 대해 대단한 사람의 아들이라고 생각만 했다. 전 여사의 아들로 유학파에 화려한 귀공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떨떠름하게 생각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예술가들은 가정이 좀 불행하던가 하는데 홍 감독은 결혼 했지, 딸도 있지 더 마음에 안 드는 거다. 그런데 상도 엄청 받아오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혜영은 '당신얼굴 앞에서'를 함께하게 된 과정에 대해 "연락이 와서 술 한잔 하러 나간다는 생각으로 나갔고 이상하게 옛날 친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영화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혜영은 홍 감독에 대해 "대본도 없고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과 만나는 순간 촬영하는 모든 과정 자체가 아트다. 반복할 수도 기록할 수도 없다. 그것 자체가 아트"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 경험이 난 좋았다. 그 경험 때문에 그 다음을 한거다. 두 번째엔 숨막히고, 자유로움 어디가고. 영화를 보고 나면 역시. 하는 생각에 또 한다. 세번째는 내가 미쳤지 진짜 하면 '역시' 이런다"고 덧붙였다.

이혜영은 구병모 작가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파과'로 돌아온다.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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