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수사권 폐지 형소법 심의 의결 ‘반대’ 민심보다 ‘찬성’ 당심 택한 것 “잘못된 부분 있으면 보완해 나갈 것” 형소법이 국민 대상 실험할 일인가 이진영 논설위원 영화 ‘오디세이’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대표작 중엔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가 있다. 악당 조커가 범죄로부터 고담시를 지키는 배트맨에게 고약한 선택을 강요하며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 빠뜨린다는 내용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범죄 척결의 영웅 중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면 누굴 택할 것인가. 대형 병원 폭파를 막기 위해 눈앞의 한 사람을 죽여야 한다면? 일반인들이 탄 배와 죄수들이 탄 배 중 어느 한쪽을 침몰시켜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든 치명적 피해가 불가피한 설계여서 배트맨의 명성은 타격을 받게 된다. 여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받아 든 이재명 대통령을 보며 당심과 민심 중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배트맨 같다고 생각했다. ‘정치검찰’의 권력 남용을 막으려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당론이다. 하지만 ‘민생검찰’의 서민 보호 기능을 위해서는 보완수사권은 남겨 둬야 한다는 게 다수의 여론이다. 대통령은 결국 4일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심의 의결함으로써 당심을 선택했다. ‘당심이냐 민심이냐’는 ‘누구를 살릴 것인가’라는, 어느 쪽으로도 저울이 기울지 않는 윤리적 딜레마 상황과는 다르다. 그래서 민심보다 무거울 리 없는 당심을 택한 대통령의 선택은 실망스럽다. 이 대통령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엔 신중한 쪽이었지만 집권 여당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거부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컸을 것이다. 당심 선택으로 국민 피해는 불가피해졌다. 예전엔 범죄 피해를 입으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어느 한쪽에 가서 호소하면 그만이었다. 현장 수사를 잘하는 경찰과 법률 판단이 전문인 검사가 알아서 교통 정리를 해가며 범죄자를 벌주고 피해를 구제해 줬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치안을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런데 조국 일가가 검찰에 탈탈 털리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검찰의 수사 권한이 대폭 축소되면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미제 사건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나마 경찰의 부실 수사를 보완해 온 마지막 남은 검찰의 보완수사 권한까지 이번 입법으로 사라지게 됐다.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은 법무부가 지난해 말 발간한 검찰 보완수사 우수 사례집(‘죄는 잠 못 들게, 억울함은 남지 않게’)의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사회초년생 14억 깡통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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