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 "아직 멀었고 성에도 안 찬다…앞으로 1년 보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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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후반전 팀 세번째 골을 넣은 한국 오현규가 기뻐하고 있다. 2025.6.10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벤투호의 '27번째 선수'였던 오현규(헹크)가 홍명보호에서는 붙박이 최전방 자원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설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오현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 홈 경기 후반 9분 3-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어 상대 전의를 완전히 꺾었다.
오른 측면에서 반대쪽 페널티박스 깊숙한 지역까지 크로스가 넘어오자, 배준호(스토크 시티)가 어렵게 헤딩으로 방향을 돌려놨다.
이를 받아낸 오현규는 경합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세훈(마치다)과 홍명보호의 최전방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오현규로서는 뜻깊은 득점이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차 예선에서 9차전까지 총 16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교체로 출전하면서 3골을 책임진 오현규는 모처럼 선발로 나선 3차 예선 10번째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봐 홍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오현규는 득점 3분 뒤에도 상대 뒷공간을 부지런히 침투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았다. 왼발로 날카로운 슈팅을 찼지만, 이번에는 골대만 강타해 멀티 골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성실한 뒷공간 침투, 저돌적인 돌파, 양발 마무리 등 스트라이커로서 오현규의 장점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팀 내 입지가 좁았던 셀틱(스코틀랜드)을 떠나 헹크(벨기에)로 이적한 뒤 조금씩 출전 폭을 넓혀간 오현규는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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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오현규가 팀 세 번째 골을 넣고 있다. 2025.6.10 jjaeck9@yna.co.kr
지난 6일 이라크와 원정 9차전 후반 16분 오세훈 대신 들어가 후반 37분 2-0으로 도망가는 쐐기 골을 터뜨린 오현규는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 최전방 경쟁에서 한발 앞서갔다.
오현규의 경쟁자 오세훈은 193㎝의 키를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에 능하지만,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2파전' 구도에서는 연이어 시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든 오현규의 득점 감각이 돋보이는 모양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27번째 멤버'로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발탁됐으나 출전하지는 못했던 오현규는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간절함이 남다르다.
오현규는 지난 8일 팀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카타르 월드컵 때 누구보다도 형들이 힘들어하는 걸 봤다. 그 희로애락을 다 겪은 게 나한테도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카타르에서 느낀 아쉬움을 기량 향상에 대한 열망으로 승화한 오현규는 이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북중미 월드컵까지) 앞으로 남은 1년이 정말 중요하다. 팀에서도 주전으로 뛰어야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득점으로 한발 앞서간 오현규지만 주전 경쟁은 계속될 거라 본다.
그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내 성에도 차지 않는다"며 "내가 보여드린 게 아직 너무 없으니 앞으로 1년간 뭘 더 보여줄 수 있을지 스스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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