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4월 2일, 나는 아르헨티나 남대서양 해변에 서 있다. 오늘 아르헨티나가 코앞에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섬을 침공한다. 레오폴도 갈티에리 군부독재 정권은 이 도발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실업, 반독재 투쟁 탄압과 강제수용소 같은 국내 문제들을 무마하려 했다. 반면, 포클랜드 제도는 영국 본토에서 1만km 이상 떨어져 있었고 초강성 노조와 대책 없는 복지 등으로 사실상 사회주의국가가 돼버린 영국은 ‘영국병(英國病)’에 사경을 헤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장군들은 전쟁에 반대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마거릿 대처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만류했다. 대처의 대답은 이랬다. “”미국이 알래스카를 침공당하면, 내가 똑같이 말해 주겠소."
이런 영국 속담이 있다. “영국에는 남자가 하나뿐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마거릿 대처다.” 이 농담이 포클랜드 전쟁 이전부터 있었던 건지 이후에 생긴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1982년 6월 14일 10주 만에 승전한 대처는 지지율이 80%가 넘었고 1990년까지 총리 권력을 유지하며 영국병을 고쳤다. 레이건 대통령의 미국만으로는 전 세계 신자유주의화가 어려웠겠으나 마거릿 대처가 포클랜드 전쟁(어리석은 아르헨티나 군부) 덕에 재집권을 이어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평가는 역사의 연쇄반응, ‘나비효과’를 시사한다. 또한 대처의 성공은 레이건의 성공과 맞물려 돌아가 소련을 무너뜨렸다. 그 배후에는, 자유주의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웃음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