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71] 세기의 재판, 파멸의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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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6월 18일 밤 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의 한 저택 앞에 서 있다. 이곳에서 지난 12일 밤, 미식축구 선수 출신 배우 O. J. 심슨의 전 부인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녀의 친구(심슨이 니콜의 애인이라고 생각해 질투하는) 론 골드먼이 잔인하게 살해됐다. 심슨의 혈흔 묻은 장갑과 발자국 등이 발견되자 심슨은 즉각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는데, 사람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보다 사람들을 더 모여들게 하는 일들이 어제 17일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한다. 심슨이 친구의 차를 타고 고속도로에서 경찰차들에게 추격당하는 도주극을 펼친 것이다. 과연 영화 ‘총알 탄 사나이’ 시리즈의 배우답다. TV로 생중계된 이 광경은 미국 내에서만 1억명 가까이가 동시 시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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