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48년 6월 19일 도쿄 서점가를 서성인다. 다음 달 25일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 실격’이 출간돼 진열될 그 거리를. 오늘은 다자이에게 특별한 날이다. 그의 생일이자 그의 시신이 다마가와 상수로(玉川上水)에서 발견된 날이니까. 그가 내연녀와 함께 물속으로 몸을 던진 건 6월 13일이었다. 1909년생인 그는 군국주의 일본 제국이 망하고 연합군 점령 하에서 3년을 더 사는데, 이게 그의 전성기이긴 하나 죽음 ‘직후부터가’ 진짜 전성기다. 신조사(新潮社) 문고판 초판 ‘인간 실격’이 600만부 이상 팔렸다니까. 전쟁으로 패망해 자존감이 바닥난 사회 분위기가 저 어두운 소설이 메가히트하는 데 일조했겠지만, 일본 고유의 탐미주의와도 연관이 있다.
[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19] 소설 ‘인간 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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