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인구테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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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차주경 기자] 인구가 변화하는 원인과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여기에 대응할 기술이나 산업을 찾는 ‘인구테크’가 주목 받는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세계 각국의 정부가 고심하는 미래 문제를 해결할 유력한 기술로 꼽힌 덕분이다.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구테크를 연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앞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인사이트 컨퍼런스에서 인구테크를 소개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를 만나 이 부문의 발전 현황과 미래를 물었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가 불러온 인구 감소, 이로 인한 사회의 변화는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용관 대표는 이처럼 정해진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 시장의 미래 수요를 감당하는 기술을 인구테크로 정의한다. 근로 인구의 감소에 발 맞춰 생산 효율을 높이는 로봇과 자동화 기술, 고연령자같은 디지털 취약 계층이 소외받지 않도록 돕는 인공지능 기술, 초고령화 시대에 복지와 의료 비용의 부담을 줄일 헬스케어 기술 등이 인구테크의 사례다.

강연 중인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출처=블루포인트파트너스강연 중인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출처=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는 인구테크가 정해진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변화를 직접 만들고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고 강조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아이의 교육, 돌봄의 부담을 기술로 줄이면 자연스레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기술을 활용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업무의 부담을 줄이면 노동 인구가 늘어날 것이다. 문화재나 특산물 등 지방의 자산을 활용, 원격 근무와 긱 이코노미(근로자가 원하는 시간만큼만 일하는 형태)를 활성화하는 것도 기술의 역할이다. 이들 인구테크를 활용하면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유명 기업들이 인구테크에 기여 중이다.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생산 효율을 높이는 테슬라, 인공지능으로 각종 기술의 접근성을 낮추는 오픈AI가 좋은 사례다. 이용관 대표가 소개하는 우리나라 인구테크 스타트업의 면면도 주목할 만하다. 카이스트 창업 팀인 디든로보틱스는 조선소를 종횡무진 누비며 용접 업무를 하는 로봇을 만든다. 우리나라 주요 조선사들이 조선소의 인력난, 사고 위험을 모두 줄이는 이들의 기술에 관심을 나타낸다.

기업과 인재 사이 정보 비대칭을 기술로 해결하는 생산직 채용 플랫폼 디맨드도 그렇다. 급여도 많고 업무의 전문성까지 쌓도록 돕지만, 지방에 있거나 중소기업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구직자로부터 외면 받는 생산직의 정보를 자세하게 알린다. 생산직의 정보를 확인하고 알맞은 인재들이 일자리를 찾아가도록 도우면, 지방의 인구 감소와 청년 취업 문제 해결에 자연스레 기여할 것이다.

인구테크 스타트업 더 뉴 그레이 / 출처=더 뉴 그레이인구테크 스타트업 더 뉴 그레이 / 출처=더 뉴 그레이

중장년층이 새로운 자아를 찾도록 돕는, 나아가 자신감을 갖고 경제 활동을 이어가도록 돕는 시니어 플랫폼 더 뉴 그레이도 인구테크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의류, 패션 기업과 손 잡고 중장년층 소비자를 잘 꾸며 프로필 사진을 찍는다. 나아가 이들이 모델 활동이나 SNS 마케팅을 하도록 돕는다. 인구테크 관점에서 꾸준히 늘어나는 중장년층 소비자를 보살필 대상이 아닌, 활발한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생산 인구로 보고 사업을 이끈 것이다.

이용관 대표는 이들 사례처럼, 산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인구테크의 수요가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인구 변화, 인구테크라는 기회를 잡으려면 사업의 본질을 강화하는데 충실할 것, 그리고 DMF(Demography Market Fit, 인구 시장 적합성)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인구테크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냉정한 창업 환경에서 사업의 본질을 튼튼히 하며 좋은 영향력을 사회에 전달하는 과정을 인구테크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이용관 대표의 설명이다. 나아가 그는 인구테크의 응용 범위는 넓지만, 인구의 변화를 분석하는 것은 늘 날카로워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스타트업은 소비자를 분석할 때 페르소나를 설정한다. 인구와 연령의 변화가 극심한 오늘날에는 이 페르소나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15세~20세 나이대에 서울 강남에서 사는 여성을 페르소나로 설정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가정하자. 이전에는 위 조건에 해당하는 인구의 수가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출산율이 감소하며 이 페르소나에 해당하는 인구 수가 많이 줄었다. 이는 곧 시장과 구매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전과 같은 시장 규모와 구매력을 상정한다면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페르소나로 삼는 시니어 소비자는 더더욱 그렇다. 시니어 소비자를 ‘50대 이상 남성 소비자’라는 식으로 폭넓게 설정하면 안된다. 오늘날 시니어 소비자는 이전의 시니어 소비자보다 기술 수용성이 높고 첨단 기술을 활발하게 쓴다. 그래서 나이나 성장 환경, 거주 지역이나 경력에 따라 성향이 판이하다. 구매력도 그렇다. 따라서 인구의 변화를 활용하려는 인구테크 스타트업은 이를 아주 정밀하게,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이용관 대표는 강조한다.

인구테크 활성화 계획을 말하는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출처=블루포인트파트너스인구테크 활성화 계획을 말하는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출처=블루포인트파트너스

그는 산업 부문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인구테크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각오를 밝혔다. 인구 변화가 필연이기에, 산업계와 스타트업 모두 인구테크를 주목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인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3년 전, 인구테크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여겨질 때부터 이 변화를 파악해 관계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이용관 대표는 투자를 ‘사회에 해결할 문제나 변화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이를 맡을 인재를 모으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인구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 문제를 해결할 기업의 탄생과 성장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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