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트럼프의 '타코'와 미국의 '리프먼 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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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문제에서도 '타코'(TACO·'트럼프는 언제나 꽁무니를 뺀다'는 뜻) 조짐이 보인다 #

원어가 'taco'로 사전에 소개된 타코는 원래 멕시코 요리 이름이다. 옥수숫가루 반죽을 살짝 구워 만든 토르티야라는 빵에 야채나 고기를 싸서 먹는다. 입맛에 맞는다는 한국 사람도 많아 인기가 괜찮다. 타코를 먹어야 멕시코 요리를 먹었다 할 수 있을 만큼 멕시코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거센소리 ㅌ, ㅋ이 쓰여 타코는 말맛도 시원하다. 그래서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늘 겁먹고 물러선다는 취지의 <'T'rump 'a'lways 'c'hickens 'o'ut'>은 또 다른 타코(TACO)가 되었다.

이미지 확대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야욕 (PG)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야욕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트럼프는 상대국에 관세를 무겁게 물리겠다고 했다가 물러서기를 되풀이했다. 그런 행태를 빗대 미국 월가에서 만든 말이 타코다. 조롱이 스몄다. 비칭(卑稱. 사람이나 사물을 낮추는 뜻으로 이르는 말)이나 멸칭(蔑稱. 경멸하여 일컬음. 또는 그렇게 부르는 말)까지는 아닐지라도. 저 위에 예로 든 언론 기사문은 트럼프가 이란전에서도 타코 조짐을 보인다고 전한다. 정녕 타코일 따름일까? 미국이라는 나라의 의지와 역량의 간극인 이른바 리프먼 갭(Lippmann Gap)은 아닐까?

이미지 확대 트럼프 주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PG)

트럼프 주도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PG)

[김선영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미국의 언론인이자 사상가인 월터 리프먼은 1943년 『미국의 외교정책(U.S. Foreign Policy: Shield of the Republic)』에서 이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미국이 국제사회에 내놓은 외교 목표는 거창했지만 정작 이를 이룰 수 있는 자원은 모자랐다는 것이 개념의 뼈대다. 그러니까 리프먼 갭이라 하면, 능력도 안 되는 미국이 위기만 초래하는 개입에 나섰다가 발을 뺀다는 요지의 분석과 관련 있다. 개념은 리프먼의 것이지만, 리프먼 갭이라는 조어는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에게 저작권이 있다. 리프먼 불균형으로 번역한 예도 보인다. 타코인가 리프먼 갭인가, 질문은 반복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송민순, 『좋은 담장 좋은 이웃』, 생각의창, 2025, p. 15. p. 69. p. 114

2. 민병원(이화여대 교수), 논문 「미중관계의 구조적 이해: 투키디데스 함정과 리프만 불균형 개념을 중심으로」, 동북아연구, 35권 1호(2020), ⓒ 2020 조선대학교 동북아연구소, pp. 87-114.

3.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3월13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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