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책날개'에는 무엇이 쓰여 있을까

3 weeks ago 15

# 책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면 ○○○은 학문 깊이가 남다른 학자다. 책날개라. 책에도 날개가 있단 말인가? 물론이다. 앞날개와 뒷날개, 그렇게 둘. 책의 겉표지 일부를 안으로 접은 부분을 가리켜 책날개라 한다. 대개 앞날개에는 저자 소개가, 뒷날개에는 출판사 광고물이 실린다. '대개'가 수식어로 쓰인 이유는 안 그럴 때도 있어서다. 누구나 다 아는 작가의 저명한 책이라면 앞날개가 하얀 백지인 경우도 있다. 다른 책 광고 대신 그 책의 서문 등 내용 일부분을 뒷날개에서 먼저 만나는 일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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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책날개' 정의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인간의 모든 경험이 녹아 있다'는 책이라서 그럴까. 책을 꿈틀대는 생물처럼 다루는 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책엔 '등'도 있다. 책을 매어 놓은 쪽의 겉으로 드러난 부분. 책등에는 책 제목, 저자명, 출판사명이 적힌다. [나는 엄마가 우리 집에 오시기 전에 제일 먼저 준비하는 게 내 책을 서가 제일 높은 층에다 책등이 안 보이도록 반대로 꽂아 놓는 일이었다.](박완서/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책등이 안 보이도록 반대로 꽂으면 보이는 쪽은 '책배'다. 표준국어대사전엔 없지만 책을 다루는 사람들은 그렇게 쓴다. 책등과 책배를 뺀, 네모난 책의 위, 아래는 뭔가. 책머리와 책꼬리다. 책은 옷도 입는다. 책의 맨 앞과 뒤의 겉장을 책의(冊衣)라 하는 게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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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책등' 풀이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연합뉴스의 최근 보도를 보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월 23일)을 앞두고 교보문고가 지난 10년(2016년 4월 17일∼2026년 4월 16일·온오프라인 합산) 누적 베스트셀러 순위를 집계한 결과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권 중 6권이 한국 소설인데 '작별하지 않는다'(8위)까지 포함하면 한강 작가의 작품만 3권이라고 한다. 더 많은 사람의 손에 더 다양한 작품이 쥐인다면 어떨까. 독서 다양성 부족 우려는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햇살 따사로운 날이 심심찮다. 책꽂이에 잠들어 있는 '그' 책을 깨워 볕 잘 드는 곳에서 책날개 훑어보기 딱 좋은 때 아닌가.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성기지, 『순우리말과 들온말』, 박이정, 2024

2. 유시민, 『청춘의 독서』(특별증보판), 웅진지식하우스, 2025 (성남시 전자도서관, 제공처 교보문고)

3. 연합뉴스 기사, 한국인이 지난 10년간 가장 사랑한 책은…1·2위 모두 한강 소설 (송고 2026-04-19 07:22) - https://www.yna.co.kr/amp/view/AKR20260417163800005

4. 표준국어대사전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22일 05시55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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