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국으로'…죽은말인가 죽는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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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사람 잡지. 그냥 국으로 있었으면 오늘날 저 지경은 안 됐을 텐데 말이야."(박경리/토지) 사전 올림말 '국으로'에 딸린 용례다.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도 "국으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라."라고 하여 '국으로'가 쓰였다. 일상에서도 이 말은 자연스럽게 쓰인다. "국으로 가만히 있어도 되는데, 왜 저렇게 나대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예전에 견줘 쓰이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젊은이들에겐 죽은말(사어. 死語)처럼도 보인다. 이미지 확대 '국으로'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어려서부터 '국으로' 할 때 '국'은 뭘까 궁금했다. 국은 밥과 같이 먹는 것이니까 밥상머리 투정 말고 그냥 차려진 국으로 밥 먹으라 하는 말일까, 그건 아닐 텐데 하면서 그랬다. 여태껏 답을 못 얻었다. 이 말은 그저 '국으로'라는 부사로 풀이된다. "제 생긴 그대로. 또는 자기 주제에 맞게." 혹시 '국(局)'이랑 관련 없을까 하지만 근거가 없다. 국은 판(바둑·장기), 마을, 관청, 방, 구획, 재간, 당면한 사태, 모임, 도량, 사물의 끝, 웃는 모양, 굽다, 웅크리다, 말리다, 좀스럽다 같은 뜻을 지녔다. 이미지 확대 '노량으로'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국으로'와 같은 계열로 '노량으로'가 있다. 여느 글에서건 좀체 보이지 않는 부사다. '국으로'보다 더 홀대받는 처지다. "어정어정 놀면서 느릿느릿."을 뜻한다. 이 말도 '노량'이라는 명사에 조사 '으로'가 붙은 구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국으로'처럼 한 덩어리로 '노량으로'다. 북한에서는 이를 '놀량으로'로 쓴다고 한다. 경기 선소리(대여섯 사람이 둘러서서 서로 주고받으며 속요를 부름. 또는 그 속요.) '산타령'의 구성곡 가운데 '놀량'이 있다. 놀량은 놀 작정, 놀 생각, 놀 의향 등 놀음놀이를 이른다. '노량으로(놀량으로)'가 어디서 온 말인지 이제 짐작할 수 있다. 마침 '놀다'의 관형형 '놀'과 의존명사 '양'이 결합한 형태를 이어 적어서 '노량(으로)'가 된 거라는 한 해설이 보인다. 할 만한 짐작이었다는 근거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기문, 『당신의 우리말 실력은?(수정증보판)』, ㈜동아출판사, 1990 - p. 202. '국으로' '노량으로' 2. 우리문화신문, 입타령(口音)이 많은 경기 놀량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430] (등록 2019.07.2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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