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론의 여지가 있는 게지요. (2025년4월18일 송고, <'아' 다르고 '어' 다른 사동 표현> 중에서)
▷ 순서를 나타내는 -째 표현에서는 모두 받침을 쓰는 게 원칙입니다. 셋째, 넷째 하면 되는 게지요. (2025년4월9일 송고, <환경 따라 받치고 안 받치고, 귤화위지> 중에서)
지난 두 글에서 저렇게 표현했습니다. [게지요]를 [것이지요]의 준말인 양 쓴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 문장에서 [게지요]는 쓰지 않는 게 낫겠습니다. [것이-]의 준말 형태로 언제든 문법적으로 옳은 것은 [거]이니까요.
[것이지요]를 나눠봅니다. [것]은 의존명사입니다. 입는 것, 마실 것, 멋진 것 하고 씁니다. 사물, 일, 현상 따위를 추상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것' 다음에 [이다]의 '이-'와 '지'의 높임말 격인 '지요'가 연달아 붙어서 어떤 말을 맺는 [것이지요]가 완성되었습니다.
[것]은 시옷 받침을 뺀 채 [거]로 쓰기도 합니다. 입는 거, 마실 거, 멋진 거라고 하지요. 그래서 [것이지요]는 [거이지요]가 되고 '거'에 받침이 없으므로 다음에 오는 '이'가 빠져 [거지요]로 줄어든 셈입니다.
이것은 [것]에 주격조사 [이]가 붙은 [것이]를 [게]로 줄이는 경우와 다릅니다. 바로 이 [것이]와 위에서 설명한 [것이-]를 혼동하여 '거' 하면 될 곳에 '게'를 쓰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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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학회 홈페이지 캡처]
국립국어원의 한 문법 해설 자료를 참고합니다.
가 1. 무얼 하는 게냐?(←것이냐)
2. 지금쯤 혼쭐이 나고 있을 게다(←것이다)
3. 어딜 가는 게요?(←것이요)
나 1. 여기서 뭐 하는 게니?(←것이니)(×)
2. 모두 함께 가는 게지요(←것이지요)(×)
3. 어디 갈 겐데?(←것인데)(×)
이들 예문 중 '가'는 가능해 보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그래서 이미 엑스로 표시했습니다)고 정리되어 있네요. 가, 나 모두 제약 없는 '거' 줄임을 사용하면 된다고 짚으면서요.
자료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게다, 게냐, 게야, 게요'와 같은 말이 주로 텔레비전 역사극에서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현대극보다 역사극에 이러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 것은 '게다'가 '거다'보다 점잖고 무게 있는 말투로 들리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게다'와 '거다'가 이처럼 서로 구별되는 말로 굳어진다면 '게다'를 비표준어라고 할 근거는 없어지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게다'와 '거다'를 문체적으로 차이가 있는 말로 보고 둘 다 널리 쓰자고 할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비표준어더라도 널리 쓰여서 우리말을 풍요롭게 해 준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낡지 않았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새국어소식 2003년 3월호 [신문의 국어 오용 사례] '어딜 간 게냐'와 '어딜 간 거냐'의 차이 (이설아(李雪雅) / 사전편찬원)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303/56_9.html
2. 두산동아 사전편찬실, 『동아 새국어사전』, 두산동아, 1998년
3.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29일 05시5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