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자 주식병합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 장기간 ‘동전주’를 벗어나지 못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전문가들은 최근 긍정적인 임상·기술수출 소식이 이어져 하반기엔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들어 8개사 주식병합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8개 코스닥 바이오기업이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이 가운데 HLB이노베이션을 제외한 노을, 프롬바이오, 네오이뮨텍, HLB바이오스텝, 씨엔알리서치, 휴마시스, 씨유메디칼 등 7곳은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주식병합을 선택했다.
가장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암 진단 솔루션업체 노을이 주당 액면가액을 기존 500원에서 2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병합을 진행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초 2025원이었으나, 지난 5일 847원으로 떨어졌다. 건강기능식품 기업 프롬바이오도 같은 기간 주가가 1256원에서 759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연속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다.
하반기에도 주가가 크게 부진하면, 많은 바이오주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기준 주가가 1000원대인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진원생명과학(1085원), 영진약품(1267원), 아이진(1480원), 에이비온(1763원) 등이다. 국내 상장 바이오 주가를 추종하는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 5일 4137.18을 나타냈다. 연초 4979.93과 비교해 16.9%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89.4%는 물론, 코스닥지수 상승률 6.0%와 비교해도 부진한 성과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제약 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했고,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도 약가 압박 등이 겹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식병합을 통해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더라도, 주가가 장기간 액면가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병합으로 동전주를 피하더라도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변화가 없으면 주가가 횡보하거나 이후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반기엔 주가 반등 가능성”
전문가들은 바이오산업 전반의 투자심리가 돌아서면 주가 회복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올해 상반기엔 반도체·AI 투자 쏠림, 대형 바이오기업의 기술료(로열티)와 경쟁력 논란 등이 ‘찬물’을 끼얹었지만, 최근 임상 성공과 기술수출 등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두를 가슴 졸이게 했던 디앤디파마텍의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임상 2상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고, 이달 1일에는 한미약품이 일라이릴리 대상 대규모(1조9000억원) 기술수출 거래를 성사시켰다”며 “바이오 부문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면, 성과를 낸 기업의 주가가 먼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도 “섹터 분위기 개선이 더디지만, 우상향 기대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회성 이벤트보다 방향성 있는 임상 결과를 발표하거나, 점차 펀더멘털이 좋아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혈액 제제 신약 ‘알리글로’ 성장성이 돋보이는 녹십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판매 성과가 두드러진 HK이노엔을 추천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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