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영화, 북미 진출이 돌파구 될까…"새로운 기회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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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국내 매출액 4천191억원, 코로나19 때 빼면 17년 만에 최소

'킹 오브 킹스'·'인턴' 등 북미 협력 다변화…"인프라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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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영화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 영화 위기론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인 북미 지역으로의 진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내 내수 시장의 위축 속에서 해외 진출과 공동 제작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작년 한국 영화 매출액, 팬데믹 제외 17년 만에 최소

지난해 한국 영화는 십여 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위기론에 불씨를 더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작년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를 합친 전체 영화관 매출액은 1조470억원이다.

이중 한국 영화 매출액이 40.0%인 4천191억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됐던 2021년(1천734억원) 이후 최소다. 팬데믹 기간(2020∼2021년)을 제외하면 2008년(4천73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작년 한국 영화 매출액이 17년 전 수준에 불과했던 셈이다.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수는 4천358만명으로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2004년(3천774만명) 이후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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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서울 시내 한 영화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 "내수 모델 한계…북미 시장, 한국과 협업 관심 많아"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한국영화 북미지역 진출 및 공동제작 활성화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는 기존 한국 영화 사업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대안으로 북미 영화 시장 진출 활성화를 모색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이 마주한 상황은 일시적인 침체를 넘어, 산업의 근간을 재검토하게 하는 구조적 전환의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극장 수익과 경색된 투자 심리는 제작 편수의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내수 시장 중심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 영화는 최근 북미 시장에 진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모팩스튜디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대표적이다. 국내 자본과 기획이 중심이 된 이 영화는 지난해 미국에서 6천만달러(약 866억원) 이상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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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 '킹 오브 킹스' 속 한 장면

[모팩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북미 시장과의 공동 제작도 활발해지고 있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원작으로 CJ ENM이 기획·개발하고 북미 제작사가 참여한 '부고니아'(2025)가 대표 사례다.

북미 자본과 기획을 바탕으로 김지운 감독과 배우 정호연이 참여하는 '더 홀', 국내 자본에 배우 마동석이 기획하고 할리우드 배우들이 참여하는 '피그 빌리지', 할리우드 제작사 워너브라더스가 국내 제작사와 손잡고 리메이크하는 '인턴' 등 공동 제작 모델도 다변화하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진행 중인 '더 홀', '인턴', '오퍼링스' 같은 작품들은 북미 투자·제작사에서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공동제작을 제안한 작품들로, 북미 시장이 한국 콘텐츠와의 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의 성과에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북미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기회가 다양한 형태로 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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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고니아' 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국제공동제작 기준 재정의해야…인프라 구축 필요"

보고서는 북미 지역 진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내놨다.

먼저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규정된 '국제공동제작'의 기준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 '공동제작영화'는 국가별 출자 비율이 특정 수준 이상 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다변화하고 있는 공동 제작 모델을 포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시장을 목표로 영어 영화로 제작된 '피그 빌리지'는 국내 출자 비율이 100%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고서는 지원을 위한 북미 현지 전략 거점 구축, 글로벌 프로젝트 전략적 투자 확대, 기획·개발부터 배급·개봉까지 제작 전 과정 지원 등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현장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포용하기 위해서는 북미 진출 지원정책의 목표 자체도 산업 간 지속 가능한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는 '인프라 구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ncounter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18일 08시2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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