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냉탕 다 되는 라이즈, '공연 장인' 싹 틔웠다…첫 투어 출항 [리뷰]

8 hours ago 1

라이즈, 첫 단독 콘서트 개최
데뷔 2년도 안 돼 KSPO DOME 입성
4~6일 3일간 3만1000명 동원
3시간 동안 24곡 '라이브 퍼포먼스'
"첫 콘서트 영원히 기억할 것…더 성장하겠다"
이후 홍콩·도쿄 등 13개 지역 순회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RIIZE)가 전 세계로 나아갈 채비를 마쳤다. 약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치며 당당하게 실력을 입증한 이들은 3만여명의 팬 함성을 자신감으로 삼아 첫 단독 콘서트 투어에 나선다.

라이즈(쇼타로·은석·성찬·원빈·소희·앤톤)는 6일 오후 서울 방이동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첫 단독 콘서트 '라이징 라우드(RIIZING LOUD)'를 개최했다. 지난 4, 5일에 이은 3회차 공연이다.

2023년 9월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딘 라이즈는 데뷔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손꼽히는 KSPO DOME에 입성했다. 티켓은 팬클럽 선예매만으로 추가 개방된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 라이즈의 거침없는 성장세를 실감케 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3일간의 공연에 동원된 관객은 총 3만1000명이다.

데뷔곡 '겟 어 기타'부터 히트에 성공한 라이즈는 이후 '러브 원원나인', '붐 붐 베이스', '사이렌', '허그'까지 잇달아 인기를 끌며 K팝 신인 보이그룹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팬덤 파워와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최근 발매한 정규 1집 타이틀곡 '플라이 업'과 수록곡 '백 배드 백'도 청량함과 강렬함을 오가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고루 사랑받는 중이다.

공연명에는 이러한 라이즈의 상승세와 열정이 반영됐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라이즈의 외침과 포부를 녹여 '라이징 라우드'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그리스 고전 '오디세이아'의 서사를 라이즈만의 음악을 통해 재해석한 구성이 돋보였다. 공연은 여섯 멤버가 한 팀으로서 함께 그려가는 여정의 내러티브를 시작, 즐거움, 저항과 탈출, 해방과 확장, 마무리 등 5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몸이 부서질듯 에너지를 쏟아내는 열정적 라이브 퍼포먼스로 정평이 난 라이즈답게 이들은 강렬함을 엿볼 수 있는 '잉걸'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사이렌', '오딧세이', '콤보'까지 잇달아 소화하며 장내 분위기를 단번에 끌어올렸다. 시작부터 체력을 아낄 생각은 제쳐두고 온 힘을 쏟아부었다. 땀을 뚝뚝 흘리는 멤버들을 향해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의 기세에 걸맞은 공연의 규모감도 관객들을 압도하는 요소였다. 메인 무대를 비롯해 두 개의 돌출 무대가 1층 객석 바깥쪽으로 빙 둘린 브릿지를 통해 연결돼 공간감이 최대로 살아났다. 메인 무대를 채운 피라미드 형태의 거대한 세트 위로 설치된 세로 21m·가로 11m 크기의 삼각 LED 구조물 2개는 웅장함을 배가했다. 라이즈 멤버들은 넓은 무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힘차게 관객들을 끌어당겼다.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연출은 단연 압권이었다. 8.7m 돛 세트가 세워지고, 돌출 무대에서 리프트가 올라오면서 거대한 범선에 올라탄 라이즈가 항해를 시작하는 느낌이 났다. 한 배에 올라탄 라이즈가 브리즈(공식 팬덤명)라는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쇼타로는 "첫 곡부터 달렸다. 오프닝부터 큰 함성이 들려서 너무 신났다"며 웃었다. 이어 소희는 "라이즈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새로운 여정이지 않나. 서울에서 시작해서 전 세계 곳곳을 떠들썩하게 만들어버리겠다"며 당찬 각오를 다졌다. 이어 청량하고 상큼한 무드로 '메모리즈' '비 마이 넥스트' '럭키' 무대를 선보였다.

두 번째 섹션인 여정의 즐거움이라는 단어의 의미 그대로 팬들과 함께 노래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허그' '러브 원원나인'은 브리즈와의 떼창으로 더욱 풍성하게 완성됐다. '허그'를 부를 땐 무대 위 침대에서 애교 넘치는 모습을 아낌없이 팬서비스해 박수받았다. 멤버들은 무대 곳곳을 뛰어다니며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인사하려고 했다.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미드나잇 미라지'를 부를 땐 무대 상부에서 내려온 키네시스 계단에서 노래해 시선을 끌었다.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는 장르적 스펙트럼이 넓은 팀이다. 청량하고 산뜻한 느낌은 물론이고, 단단하고 날 선 퍼포먼스까지 자신들의 것으로 체화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공연이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라이즈의 매력이 사정없이 펼쳐졌다.

저항과 탈출 섹션에서는 다시 텐션을 올려 강인한 라이즈가 됐다. '임파서블' '백 배드 백'까지 라이즈 표 퍼포먼스의 궁극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는 선배 그룹 엑소의 '몬스터' 커버 무대는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무대와 객석으로 쏟아지는 레이저, 화려한 조명과 리프트를 활용해 다채롭게 꾸며지는 퍼포먼스, 곡의 장르와 분위기에 맞춰 쉼 없이 색깔을 바꾸는 응원봉이 한 데 모여 한 편의 예술을 만들어냈다.

해방과 확장에서는 자유분방한 라이즈가 등장했다. 원빈의 일렉 기타, 앤톤의 베이스 연주로 시작된 '겟 어 기타'에 이어 '붐 붐 베이스' '플라이 업'까지 라이즈는 가벼운 몸짓으로 흥겹게 무대를 꾸몄다. 동작을 크게 쓰는 격한 안무에도 안정적으로 고음을 질렀다.

오프닝과 동일하게 돛 세트가 세워지고 범선을 연상케 하는 리프트에 다시 올라탄 라이즈는 '어나더 라이프'로 본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20m 상공에서 쏟아지는 40m 둘레의 워터 커튼은 잔잔한 여운을 안겼다.

성찬은 "넓은 공연장에 한 좌석도 빠짐없이 브리즈가 꽉꽉 채워져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올해 초 정규앨범을 준비하면서부터 이날을 기다렸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이제 여정의 시작이니까 앞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또 많은 무대를 할 텐데 계속해서 여러분들에게 힘을 줄 수 있고, 함께 성장해 나아가는 라이즈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쇼타로는 "콘서트라는 게 이렇게나 아름답고 행복한 거라는 걸 또다시 깨달았다. 브리즈와 큰 공연장에 같이 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 풍경이 너무 예쁘다"며 울먹였다.

은석은 "첫 콘서트를 시작하기 전 '너무 떨린다'고 했었는데, 벌써 마지막 엔딩 멘트를 하는 걸 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 즐거운 시간은 빨리 지나가지 않나. 브리즈랑 무대하는 게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며 "선배님들이 첫 콘서트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더라. 내게 이 콘서트는 인생에 영원히 기억될 순간이지 않을까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원빈은 사투리로 "재밌었나"라고 묻고는 "재밌었지? 그럼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무대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멤버들과도 더 돈독해지고, 브리즈랑도 더 가까워져서 좋다. 앞으로도 브리즈한테 많이 보답할 테니 따라만 오라"고 외쳐 박수받았다.

이어 소희는 "이날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투어도 잘 다녀오겠다. 성장한 라이즈로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고, 앤톤은 "브리즈는 저의 목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 함께 같이 가보자"고 덧붙였다.

끝으로 '모든 하루의 끝' '원 키스' '인사이드 마이 러브'를 앙코르이자 마지막 섹션의 곡으로 택해 3시간에 걸친 총 24곡의 무대를 전부 마무리했다. 서울 공연을 마친 라이즈는 이후 효고, 홍콩, 사이타마, 히로시마, 쿠알라룸푸르, 후쿠오카, 타이베이, 도쿄, 방콕, 자카르타, 마닐라, 싱가포르, 마카오를 순회하며 투어를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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