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했던 프로야구가 올해도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3년 연속 개막전 전 구장 매진과 함께 개막 첫주 주말 열린 두 경기 연속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우며 6개월여 대장정에 돌입했다.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경기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 이틀간 10경기에 입장한 총관중은 21만9100명이다. 2019년 개막시리즈(21만4324명)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이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사상 개막 2연전이 모두 매진된 건 처음이다.
개막 이틀째인 잠실(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문학(SSG 랜더스-두산 베어스) 수원(kt wiz-한화 이글스) 광주(KIA 타이거즈-NC 다이노스) 대구(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 등 5개 구장에 10만9950명의 관중이 몰렸다.
KBO리그는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개막전 매진 기록도 썼다. 8개 구단 체제 기준으로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달성한 4년 연속 매진이 최다 기록이다.
○더 뜨거워진 잠실, 주말 4만7500명 운집
개막전 다섯 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경기는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LG와 8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바라보는 롯데의 잠실 경기다. 두 팀의 맞대결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더비 ‘엘클라시코’를 본뜬 ‘엘롯라시코’로 불린다. 이 경기의 인터넷 판매분이 일찌감치 전부 팔린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현장 티켓을 구매하려는 팬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 결과 경기 개시를 약 2시간 앞두고 티켓 2만3750장이 모두 팔렸다.
9년 만에 잠실에서 울려 퍼진 ‘포에버 LG’ 응원가도 잠실구장의 열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포에버 LG는 지난 2016년 플레이오프 4차전을 마지막으로 저작인격권 문제로 쓰지 못해 ‘팬들이 가장 부르고 싶은 응원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LG 구단은 2017년부터 해당 곡의 저작권 관리를 맡고 있는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에 지속적으로 문의한 끝에 지난 2월 최종 사용 승인을 받아냈다.
옛 추억까지 소환한 잠실의 야구 열기는 이틀 연속 뜨겁게 달아올랐다. 2차전도 경기 약 2시간 전 매진 소식을 전하면서다. 지난해 홈 경기 누적 관중 130만4645명을 기록해 구단의 한 시즌 최다 관중 및 잠실 구장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한 LG는 2009년 롯데가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138만18명) 기록 경신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또 1000만 넘어 역대급 흥행 기대
잠실뿐만 아니라 문학, 수원, 광주, 대구에서 차례로 이틀 연속 매진 소식이 전해진 2025시즌 KBO리그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향해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KBO리그는 지난해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인 1088만7705명을 달성해 최초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혔다. 그런데 개막 2연전부터 최초의 기록을 작성하면서 벌써 올해 또 다른 기록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올해는 시즌 중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는 점도 KBO리그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아울러 전국구 인기구단인 한화가 2만7석 규모의 대전한화생명볼파크를 사용하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피치클록’ 등이 도입된 것도 KBO리그의 역대급 흥행을 도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