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필드골 성공률로 승승장구…프로농구 kt의 미스터리

1 week ago 4

슛 성공률 '40.5%'…상대 팀도 득점 떨어뜨리는 '진흙탕 경기' 유도

이미지 확대 슛 시도하는 허훈

슛 시도하는 허훈

(서울=연합뉴스) 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KCC와 수원 kt의 경기. kt 허훈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5.2.2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송영진 감독이 이끄는 프로농구 4위 수원 kt(25승 17패)의 필드골 성공률은 40.5%다. 역대 최저치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지금까지 가장 낮은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한 팀은 2012-2013시즌의 전주 KCC(현 부산 KCC)였다. 13승 41패로 꼴찌였던 KCC의 수치는 40.9%였다.

하승진, 전태풍, 추승균 등 주축 선수들이 동시에 팀을 떠나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사라져 효율성이 급감한 것이다.

kt가 현재 추세를 유지하면 이때의 KCC를 제치고 '역대 최악의 필드골 성공률 팀'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그런데 kt의 상황은 당시 KCC와는 전혀 다르다.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한 서울 SK(34승 8패)를 따라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4강 플레이오프(PO)로 직행하는 2위는 가시권이다. 2위 창원 LG(25승 16패)와 격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이 같은 순위·성적을 가리고 공격 지표만 보면 kt를 상위권에 있는 팀이라 생각하기 어렵다.

2점 성공률(47.4%), 3점 성공률(30.4%) 모두 평균(51.1%·31.5%)보다 낮고, 자유투 성공률(67.1%)은 꼴찌다. 평균 득점(74.4점)도 리그 9위 고양 소노(74.3점)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이미지 확대 골밑 싸움하는 해먼즈

골밑 싸움하는 해먼즈

(수원=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1일 경기도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와 안양 정관장의 경기. KT 해먼즈가 리바운드를 잡아내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 2024.11.11 nowwego@yna.co.kr

이규섭 해설위원은 6일 "득점이 74.4점, 실점이 73.9점으로 득실 차가 거의 없는데도 이 정도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보통 이런 지표의 팀은 잘해야 6위 싸움을 하는데, kt는 2위 경쟁 중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해설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 신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격에서 부침을 겪는 kt지만 수비력은 탄탄하다.

최소 실점 3위의 kt를 상대하는 팀은 필드골 성공률이 42.1%로 떨어진다. SK(40.6%)에 이어 상대 슛 성공률을 두 번째로 낮게 억제한다.

리바운드도 전체 1위(38.8개)다. 이는 공격 리바운드(13.5개)를 가장 많이 잡은 덕이다.

득점하지 못하는 만큼 상대 득점도 함께 억제해 '진흙탕 경기'를 펼치는 게 올 시즌 kt의 색깔인 셈이다.

문성곤, 문정현 등 기동력이 뛰어난 190㎝ 중반의 포워드들을 앞세워 상대와 활동량 싸움에서 우위를 잡고 난전을 유도하면서 승리 확률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미지 확대 문정현, '빈 곳이 보인다'

문정현, '빈 곳이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나이츠와 수원 KT 소닉붐의 경기. KT 문정현이 레이업 슛을 하고 있다. 2025.1.5 saba@yna.co.kr

일단 이 같은 양상의 경기가 전개되기만 하면 kt가 공격 횟수에서 이득을 챙긴다.

kt는 슛 성공률은 떨어지지만, 평균 70.4개 슛을 쏴 시도 횟수는 전체 1위다. 반대로 kt와 맞붙는 팀은 평균적으로 그보다 4개가량 적은 66.3개를 시도한다.

떨어지는 공격 효율성을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만회하는 것이다.

이 해설위원은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가져와서 상대보다 4개 정도 슛을 더 시도하는 건데, 이 부분은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며 "선수들 전반적으로 대인 수비력도 뛰어나다. 수비력은 확실한 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또 kt에는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에 뽑힌 선수들이 많다. 스스로 기량에 자신감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 승부처에서 상대 선수와 공수 1대1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게 접전 승리가 많은 이유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06일 15시31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