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복귀 공연 당시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이들은 평균 8.7일을 머물며 1인당 353만 원을 썼다.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보다 평균 2.6일을 더 체류하고, 108만 원을 더 소비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3월 여행수지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만성적인 여행수지 적자국이었는데 136개월 만에 반전을 쓴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 관광의 주 손님은 쇼핑하러 오는 유커들이었다.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었던 2014년 여행수지가 반짝 흑자를 냈던 이유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자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고, 그 여파가 오래갔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K팝, K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중동에서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급증했다. 식도락 관광, 한류 스타 관련 장소 방문 등 한국 관광의 내용도 달라졌다.
▷2024년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1위로 꼽혔다. 3월 방한한 외국인들은 BTS 공연 전후로 서울 용산, 홍대, 성수 일대를 방문했다. 용산은 BTS 소속사인 하이브 사옥이 있고 인근은 ‘하이브 거리’로 불린다. 성수에는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이, 홍대에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이 있다. 이 지역들은 아이돌 팝업스토어, 화보 촬영의 성지로 특유의 ‘힙’한 분위기가 있다.▷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을 보면 K팝, K드라마로 한국을 알게 됐지만 굴곡진 역사와 이를 극복한 끈질긴 한국인, 한국에 오는 비행시간 동안 배울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인 한글, 맛있고 푸짐한 한식, 개인주의 문화권에선 느끼기 힘든 친밀한 정서 등이 점점 궁금해졌다는 외국인이 많다. 과거 우리가 서구의 삶의 방식을 동경했듯이, 우리의 삶의 방식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2000년대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인기를 끌고 그룹 ‘H.O.T.’가 활동하던 당시만 해도 한류는 짧은 유행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 전망과 달리 이제는 한국 문화가 품은 가치관과 정서가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 단계로 넘어가는 것 같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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