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심이 판정하는 프랑스오픈 "전자판정, 당분간 계획 없다"

6 days ago 4

4대 메이저 가운데 클레이 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만 선심 유지

이미지 확대 주심과 함께 공 자국을 확인하는 안드레예바(오른쪽)

주심과 함께 공 자국을 확인하는 안드레예바(오른쪽)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는 4대 메이저 가운데 유일하게 선심을 둔다.

4대 메이저 가운데 호주오픈이 2021년 전자 판정을 도입하면서 선심을 없앴고, US오픈이 2022년, 윔블던은 올해부터 호주오픈의 뒤를 이었다.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전자 판정을 도입하지 않고 있으며 선수가 심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면 체어 엄파이어가 코트로 내려와 공이 코트 바닥에 찍힌 자국을 보고 판정 번복 여부를 정한다.

27일 여자 단식 1회전에서도 미라 안드레예바(6위·러시아)가 판정에 항의하자 주심이 코트 아래로 내려와 선수와 함께 공 자국을 확인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모든 클레이 코트 대회가 흔히 '호크 아이'로 불리는 전자 판정 시스템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오픈도 TV 중계에 전자 판정 화면을 송출하지만, 이를 판정에 활용하지 않을 뿐이다.

이미지 확대 4월 마드리드오픈에서 코트 바닥에 남은 자국을 촬영하는 츠베레프

4월 마드리드오픈에서 코트 바닥에 남은 자국을 촬영하는 츠베레프

[AP=연합뉴스]

4월 남자프로테니스(ATP) 마드리드오픈에서는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가 전자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당시 츠베레프는 상대 선수의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갔다고 주장했으나 전자 판정 결과는 '인'이었다.

츠베레프는 '아웃'을 주장하며 주심에게 '코트 아래로 내려와서 봐달라'고 항의했지만 주심은 "전자 판정 결과에 따라야 하므로 코트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츠베레프는 "판정을 번복하지 않더라도, 그냥 내려와서 일단 보기만 하라"고 주장하다가 이마저도 묵살되자 자신의 휴대 전화를 꺼내 코트 바닥에 찍힌 공 자국을 직접 촬영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츠베레프는 경기가 끝난 뒤 "1, 2㎜ 정도 오차는 이해할 수 있지만 4, 5㎝는 심한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4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에서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가 츠베레프와는 반대로 '아웃' 판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최근 클레이코트 대회 주최 측에서는 클레이 코트 위에서 공이 튀어 오르고, 궤적을 따라 남는 자국에 사람의 눈이 속을 수 있는 이유를 보여주는 영상을 만들고 있다"며 클레이 코트에서 전자 판정에 따른 항의가 잦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 프랑스오픈의 선심

프랑스오픈의 선심

[AFP=연합뉴스]

하지만 프랑스 테니스협회 질 모레통 회장은 "마드리드 대회 논란 등을 보면 아직 전자 판정이 완벽한 것 같지 않다"며 "프랑스오픈에서는 선수들이 모두 동의할 때까지 선심을 유지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공이 살짝 밀리면서 바닥에 닿는 클레이 코트 특성상 공의 궤적을 예측하는 전자 판정 시스템의 정확도가 하드 코트나 잔디 코트에 비해 떨어진다는 주장인 셈이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라인 심판이 코트에 있는 것을 테니스 문화의 전통으로 여기는 분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사람과 기계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전자 판정 쪽의 정확도가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는 "사람이 직접 샷의 결과를 본다는 것이 클레이 코트가 특별한 이유"라며 "물론 전자 판정이 점차 대세가 될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로봇 대신 사람의 판정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경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mail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8일 10시18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