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용 패널 공급사 간 물량 경쟁 치열해진 탓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애플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 간 물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평균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14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SDC)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평균판매가격은 전년대비 약 29%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용 OLED 패널 평균판매가격은 지난 2022년 20% 상승했고, 2023년은 2% 올랐지만 지난해 갑자기 30%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평균판매가격 하락은 애플의 아이폰용 패널 공급사 간 물량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애플의 아이폰 전 모델에 패널을 공급해왔지만,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 물량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아이폰 시리즈는 △아이폰(기본형) △아이폰 프로(플래그십) △아이폰 프로맥스(플래그십) △아이폰E(보급형) 4종으로 출시되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전모델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사실상 독점적인 패널 공급사 역할을 하면서 아이폰이 계약한 물량대로 팔리지 않은 해에는 애플이 1조원에 가까운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LG디스플레이가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 프로와 프로맥스에 패널 공급을 늘리고 있어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한 것 역시 LG디스플레이의 물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애플이 원하는 물량을 전 세계에서 삼성만이 공급해줄 수 있었다"며 "지금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고 삼성디스플레이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두자릿수가 깨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매출은 29조157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9.7%를 차지했다.
앞서 △2019년 31조539억원(13.5%) △2020년 30조5857억원(12.9%) △2021년 31조7125억원(11.3%) △2022년 34조3826억원(11.4%) △2023년 30조9754억원(12%)을 기록했지만 매출 규모와 비중 모두 위축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 패널 공급량은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 공급망 다변화를 수년째 꾀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량을 3억7800만대(2위)로 추정하면서도 "애플이 공급업체를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출하량은 작년보다 3.5% 감소한 3억65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는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업체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추격에 대해 "많이 따라왔지만 아직 격차는 좀 있다"며 "이 격차를 어떻게 다시 벌려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보다 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782달러였던 OLED 패널 판매 가격이 4분기 873달러로 11.63%나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16' 시리즈에 플래그십 패널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판매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패널 생산역량 강화에 따른 물량 확대 영향으로 지난분기보다 개별 판매가격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