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食少事煩(식소사번)(먹을 식, 적을 소, 일 사, 번거로울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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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래: 진서(晉書) 선제기(宣帝纪)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제갈량(諸葛亮)이 북쪽 위(魏)나라를 정벌할 때 사마의(司馬懿)와 오장원(五丈原)에서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은 빨리 승부를 보고자 하였으나 사마의는 촉나라의 군사들이 지치기만을 기다리며 지구전을 펼치고 있었지요. 이런 가운데 사신들만 자주 두 진영을 오고 갔는데, 하루는 사마의가 제갈량이 보낸 사신에게 “공명(孔明·제갈량의 자)은 하루 식사와 일처리를 어떻게 하시오”라고 묻자 사신은 “승상께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시고 밤에는 늦게 잠자리에 드실 정도로 일이 많으십니다. 작은 일도 직접 살피시며 하루에 드시는 음식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답을 들은 사마의가 “먹는 것은 부실하고 일은 많으니 어떻게 오래 살 수 있겠는가(食少事煩 安能久乎)”라고 말했습니다. 사신이 돌아와 사마의의 말을 전하니 제갈량은 “그의 말이 맞다. 나는 아무래도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주위에서 일을 줄이라고 조언했으나 결국 사마의의 말대로 54세의 나이로 오장원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 생각거리: 위 고사에서 식소사번(食少事煩)은 건강을 돌보지 않고 일만 많이 하는 것을 두고 한 말이지만 지금은 생기는 것도 없이 헛되이 바쁘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부르고 난 뒤에야 흥이 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지요.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소식(小食)하는 것도 건강에 이롭지 않습니다. 먹는 것에 있어서도 중용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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