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투수 성장 바라고 외국인 타자 2명 기용했으나 한계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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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2회초 LG 문보경의 타구를 키움 유격수 김태진과 이주형이 놓치고 있다. 2025.4.10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등이 프로야구 시즌 초반 선두권에서 치열하게 벌이는 순위 경쟁은 키움 히어로즈에는 남의 집 이야기다.
1일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34경기를 치른 키움은 11승 23패, 승률 0.324로 최하위다.
9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는 2.5경기까지 벌어졌고, 초반이긴 해도 가을야구 막차를 타는 5위 팀 kt wiz에는 7경기나 뒤처졌다.
2022년 돌풍을 일으켜 한국시리즈에 올라갔던 키움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의 부상과 이정후의 해외 진출로 전력 재구축 '버튼'을 누른 상태였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2년 연속 승률 4할을 넘긴 '꼴찌'로 비교적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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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키움 히어로즈 새로운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애슬레틱 그라운드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에서 1, 3루 상황을 가정하여 런다운 플레이를 훈련하고 있다. 2025.2.13 nowwego@yna.co.kr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키움은 만나는 팀마다 어렵지 않게 승리를 따내는 상대로 전락했다.
야시엘 푸이그와 루벤 카디네스 2명의 외국인 타자를 앞세워 시즌 초반 한때나마 4연승을 달린 시기도 있었지만, 방망이가 한풀 꺾이면서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푸이그마저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키움은 팀 타율 0.233으로 리그 꼴찌다.
또한 팀 평균자책점은 5.59로 NC(6.03)만 아래에 있는 9위다.
투타 모두 힘을 쓰지 못하니 성적이 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선발진이 가장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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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선발 하영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5.4.10 hkmpooh@yna.co.kr
키움 선발 투수진을 지탱하는 이는 케니 로젠버그(2승 3패, 평균자책점 3.73)와 하영민(4승 3패, 평균자책점 4.30) 사실상 둘 뿐이다.
키움이 외국인 타자 2명을 기용하는 파격을 선택한 것은 젊은 투수에게 선발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큰 기대를 모았던 정현우(2승, 평균자책점 4.80)는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고, 성장을 기대했던 김윤하(6패, 평균자책점 6.15)는 현재 리그 최다 패 투수다.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키는 투수가 둘 뿐이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처지다.
실제로 키움은 3∼5선발이 선발로 출격한 주중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선발진이 무너져 맥없이 3연패 당했다.
많은 전문가는 젊은 선수들을 단순히 경기에 내보낸다고 해서 성장하는 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경험이 적어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어도, 그 가운데 승리라는 결과가 따라와야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까지 하위권을 전전했던 다른 구단의 사례가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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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키움 선발 투수 정현우가 역투하고 있다. 2025.4.6 ksm7976@yna.co.kr
김윤하, 전준표, 손현기, 김연주(이상 2024년 입단), 정현우, 김서준(이상 2025년 입단) 등 키움이 기대하는 유망주가 성장하려면 철저한 육성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최근 키움은 선발이 일찍 무너지고, 젊은 투수들이 부랴부랴 마운드에 올라갔다가 같이 붕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외국인 타자 2명으로 타선을 채우고, 성장한 젊은 투수에게 마운드를 맡긴다는 키움의 계산은 지금까지는 빗나갔다.
안우진 등 입대했던 핵심 선수가 일제히 돌아오는 2026년부터 다시 우승권에 도전할 성적을 내려면, 올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 구성 변경과 선발 로테이션 재구축 등 키움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아직 남았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2일 15시4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