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조만간 시즌 네 번째 우승이 찾아올 거라 확신해요. 오랫동안 ‘신흥 대세’로 불렸는데, 올해는 앞의 두 글자를 떼어내고 싶어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344점)·상금(8억3003만원)·다승(3승)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예원(22)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단독 다승왕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시즌 상반기를 지배한 이예원은 “좋은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휴식기를 통해 체력을 보완하고 흐트러진 부분을 바로 잡고 있다”며 “올해는 4승을 넘어 5승까지 질주해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 한번 ‘예원 천하’
2022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 그해 우승 한번 없이 신인왕에 올랐다. 이예원의 진가는 2년 차 때부터 나타났다. 2023시즌 세 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에 오르며 '신흥 대세'라는 별명이 붙었다. KLPGA투어에서 ‘대세’로 불리는 박민지(통산 19승)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의미였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에도 3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상반기에만 3승을 쓸어 담은 뒤 하반기에는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대상과 상금왕 등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밀렸다. 그가 연말 시상식에서 받은 상은 5명이 공동 수상한 다승왕 하나였다. 이예원은 “하반기 때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체력적으로 지쳤던 것 같다”며 “상반기만큼의 집중력이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이예원은 올 시즌 다시 한번 ‘예원 천하’를 활짝 열어젖힌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챙기더니 다음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서 일찌감치 3승을 신고했다. 대상과 상금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예원은 “상반기 성적은 얼마나 동계 훈련을 착실하게 준비했는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부족했던 체력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작년과 같이 하반기에 힘을 못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전지훈련 2개월 동안 매일 아침, 저녁으로 단백질이 포함된 미숫가루를 먹으며 체중을 3kg가량 늘린 효과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숫가루를 부지런히 챙겨 먹는다는 그는 “작년보다 확실히 페이스가 좋다”며 “휴식기를 통해 스윙과 퍼팅 등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어 개인 한 시즌 최다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 깰 것”
KLPGA투어는 지난 13일 막을 내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을 끝으로 2주간 짧은 휴식기에 들어갔다. 아직 상반기 일정이 끝난 건 아니다.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강원 원주의 오로라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상반기 마지막 대회로 펼쳐진다. 이 대회에서 시즌 4승째이자 통산 10승에 도전하는 이예원은 “상반기 마지막 일정으로 열리는 대회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원이 올 시즌 4승 이상을 올려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그의 또 다른 목표인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 경신을 위해서다. 현재 최고 기록은 박민지가 2021년에 벌어들인 15억2137만원이다. 이예원은 2023년 14억2481만원을 벌어 이 부문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예원은 “2년 전에도 도전했던 기록인데 올해는 꼭 새 기록을 만들고 싶다”며 “올해 목표한 바를 다 이룬다면 ‘진짜 대세’로 불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